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첨단 신기술 분야의 인재가 앞으로 5년간 최소 58만명 이상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김인자 연구위원에 의뢰해 12일 발표한 ‘이공계 인력부족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9년까지 신기술 분야에서 중급 인재는 약 29만2000명이 부족하고, 고급 인재는 약 28만7000명 가량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AI 기반 기업의 성장동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AI 산업분야 투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58만여명의 부족 인원은 최소치라는 것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공계 인재 부족은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이공계 고급인력 유입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실제 2025학년도 자연계열 정시 학과 분포를 보면, 상위 1% 학생 가운데 의대가 76.9%를 차지했고, 자연계 일반학과는 10.3%에 불과했다. KAIST에서는 2021년부터 2023년 동안 의·치대 진학을 위해 자퇴한 학생이 182명에 달해, 이공계의 의대 쏠림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공계 인재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흡한 보상체계, 낮은 직업만족도, 불안정한 직업안정성이 꼽혔다. 국내 취업한 이공계 인력이 최종학위 취득 후 10년이 지난 시점에 받는 평균 연봉은 9740만원으로, 해외 취업자 평균 연봉(3억 9000만원)의 1/4 수준, 국내 의사 평균 연봉(3억원)의 1/3 수준에 불과했다.

직업만족도 역시 차이를 보여, 임금직업포털의 2023년 AI·로봇 분야 종사자 직업만족도는 평균 71.3%로 의사(79.9%)보다 낮았다. 직업안정성 측면에서도, 이공계열 신규 박사학위자 30%가 미취업 상태이고 임시직 비율도 21.3%에 달했으나, 의사는 전 연령대에서 사실상 100% 취업 상태를 유지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3대 정책 방향으로 ▲성과 중심 보상체계 전환 ▲AI 중심 경력사다리 확충 ▲과학기술인 사회적 위상 제고를 제안했다.

이를 위해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보상 체계를 성과 중심으로 전환하고, 연구성과 보상금에 대한 세제 개선과 정부 매칭펀드, 스톡옵션, 장기 재직 인센티브 등을 통해 성과가 보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학·기업 간 연구협력과 산업형 박사후연구원, 해외 연수 후 복귀형 장학 지원 등을 통해 인재 순환 구조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과학기술인의 사회적 위상 제고와 연구 몰입 환경 조성을 위해 스타 과학자 홍보, 글로벌 수준의 처우 개선, 국가과학자 인정제도 활성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산업혁신본부장은 “AI에 사활을 걸지 않으면 한국 제조업의 미래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게 현실”이라며 “국내외 인재들이 신기술 분야에 모일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만드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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