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회사 신세계푸드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 신세계푸드 지분 55.47%를 보유한 이마트는 내년 1월 5일까지 유통주식 전량인 146만7,319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해 신세계푸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 상장폐지할 계획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1주당 4만8120원으로, 공시 직전 영업일(12일) 종가 4만100원 대비 약 20% 높은 수준에서 책정됐다. 모든 주식을 매입할 경우 이마트가 부담하는 금액은 약 706억원 규모로 이번 공개매수 주관은 신한투자증권이 맡는다.

이마트는 신세계푸드의 비상장 전환을 통해 의사결정 구조를 단일화하고, 보다 신속한 경영 판단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상장유지 비용과 공시·주주총회 등 상장사로서의 절차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계열 내 사업 재편과 시너지 극대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이마트는 12일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조선호텔앤리조트가 보유하던 신세계푸드 주식 33만2,910주를 약 160억원에 매입하며 지분 확보에 속도를 냈다. 신세계그룹은 만성 적자를 겪던 스무디킹 사업 철수, 비주력 사업 정리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해온 만큼, 신세계푸드 상장폐지도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과 경영 효율화 맥락에서 해석된다.

이번 딜의 대표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6월 온라인 공개매수 청약 시스템을 구축하며 공개매수 시장 본격 진출에 나섰다. 그동안 공개매수는 NH투자증권이 온라인 시스템과 기업금융(IB) 역량을 앞세워 높은 점유율을 기록해온 영역이지만, 최근 조사와 인력 이탈 이슈로 경쟁사들의 추격 여지가 커지면서 신한투자증권에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개매수는 경영권 확보나 지분 구조 개편을 위해 일정 기간 가격·수량을 제시하고 다수 주주로부터 주식을 사들이는 거래 구조로, 최근 경영권 분쟁과 지배구조 개편 사례가 늘면서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세계푸드 공개매수가 신한투자증권의 시스템 구축 이후 첫 대형 테스트라는 점에서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김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