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47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기업소득 환류세제 신설, 기업은 유리한 방식 선택

정부가 사내유보금 과세 방안으로 도입 예정인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의 투자, 임금증가, 배당 등이 당기 소득의 일정액에 미달한 경우 단일세율 10%로 추가과세하는 제도다. 적용대상은 중소기업을 제외한 자기자본 500억원 초과 법인 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이다.

과세 대상이 되는 “기업의 투자, 임금증가, 배당 등이 당기 소득의 일정액에 미달한 경우”에서 당기소득의 일정액은 A유형과 B유형 중 기업 스스로 선택하도록 할 방침이다.

A유형의 과세산출공식은 [당기소득 × 기준율α(60~80%) - (투자+임금증가+배당액등)] × 10%다. 임금증가와 배당액, 투자의 합이 당기소득의 60~80%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 부분에 대해 10%의 과세를 한다는 의미다.

B유형은 [당기소득 × 기준율β(20~40%) - (임금증가+배당액등)] × 10%로 과세액을 산출한다. A유형과 달리 투자를 제외하고 임금증가와 배당액이 당기소득의 20~40%에 미치지 못한 경우 그에 대해 과세하는 방안이다.

과세방식은 한번 선택 시 3년간 계속해서 적용되며, 당해연도 기준미달액은 다음연도 기준초과액으로 공제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당해연도 기준초과액으로 다음연도 기준미달액을 공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첫해에 임금증가액과 배당액 등이 기준에 못미쳤더라도, 이듬해 기준을 넘길 경우 이를 합산해 과세액을 공제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는 “기업별·업종별로 투자소요가 다양한 점 등을 감안해, 기업들의 특성에 맞춰 두가지방식 중 선택을 허용”하기로 했다며, “원칙적으로 기업이 투자계획 등을 감안해 투자를 포함한 과세방식(A)을 선택할 수 있으며, 투자소요가 많지 않은 기업의 경우 임금증가·배당액 등을 기준으로 한 과세방식(B)을 선택하도록 해 제도를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등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를 3년간 시한부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는 논평을 통해 “경제계의 우려가 컸던 기업소득환류세제의 경우 한시적으로만 시행하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유보소득기준율, 과세 제외 소득활용 용도 등 구체적인 제도 내용은 다양한 기업 현실이 반영될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설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4 세법개정방향

<자료=기획재정부>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함께 신설되는 근로소득 증대세제와 배당소득 증대세제는 임금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와 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세율 인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근로소득 증대세제의 경우, 임금증가 기업에 대해 증가분의 10%를 세액공제 해주기로 했다. 대기업은 공제율 5%를 적용한다.

임금증가분의 기준은 직전 3년 평균 임금증가율을 초과한 임금증가분이며, 임원이나 고액연봉자 등을 제외하고 계산할 방침이다. 일부 임원이나 고액연봉자의 임금인상만으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기재부는 첫해에 임금을 동결하고 이듬해 임금을 한꺼번에 인상해 부당하게 세금을 감면받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보완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금이 동결되거나 이전 임금증가율에 비해 크게 낮은 경우, 그해의 임금증가율은 직전 3년평균 임금증가율 계산시 제외하는 등의 방안이다.

또 기업의 임금인상 부담을 우려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 제도는 기업의 자발적 임금증가 노력에 대해 세제지원이라는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임금증가율이 낮을 경우 세제지원을 받지 못할 뿐 페널티가 가해지는 것이 아니므로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고배당주식의 경우 원천징수세율을 14%에서 9%로 인하해 소액주주의 세부담을 경감하기로 했다. 고배당주식이란 ▲시장평균 배당성향·배당수익률 120% 이상이며, 총배당금액 증가율 10% 이상인 상장주식 ▲시장평균 배당성향·배당수익률 50% 이상이며, 총배당금액 증가율 30% 이상인 상장주식을 의미한다.

또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선택적 분리과세를 허용키로 했다.

현재 배당소득은 종합과세에 따라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반면 주식양도소득은 단일세율인 20%로 과세돼 배당이 양도보다 세제상 불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주주들은 배당보다는 사내유보를 선호하는 유인을 가지게 되고, 배당에 대한 기대가 적어진 개인 소액주주들은 주식시세차익을 통한 수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단기투자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 기재부의 분석이다.

기재부는 “외국의 경우 배당·양도소득 과세체계를 일치시키고 세율을 인하해 배당 촉진과 주식시장 활성화를 도모하는 경향”이 있다며, 세제개편을 통해 배당이 확대돼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내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중소기업 가업승계 제도 확대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의 원활한 가업승계를 위해 가업상속공제의 실효성이 제고되도록 대상을 확대하고 요건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현행 가업상속공제는 중소기업 또는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의 가업상속 시, 500억원 한도에서 상속재산가액의 100%를 공제하는 제도다.

정부는 공제대상을 매출액 3000억원에서 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5000억원 미만이라는 기준은 일감몰아주기 과세 및 R&D세액공제 적용시 중견기업의 매출액 기준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와함께 공제대상 가업요건은 10년이상 경영에서 5년이상으로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최대주주 지분보유요건은 특수관계자 지분 포함 50%(상장사는 30%)에서, 1인 지분 25% 이상시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상속인의 2년이상 가업 사전종사와 1인 단독상속 요건은 폐지하기로 했다.

사후관리기간은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하고, 각종 사후관리의무도 완화하기로 했다. 사후 업종유지는 현행 세분류 내에서 소분류 내로 완하하고, 중소기업청 승인에 따른 사업전환도 허용키로 했다. 가업용자산을 5년 내 90%, 이후 사후관리기간까지 80%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요건은 폐지하기로 했다. 단, 개인기업은 50% 이상을 유지하도록 할 예정이다.  고용을 매년 80%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요건은 폐지하고, 10년 평균 100%(중견기업은 120%)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요건은 7년 평균 100% 유지로 변경하기로 했다.

가업승계를 위한 주식 사전증여에 대해 10% 저율과세를 적용하는 한도는 주식가액 3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단 세율은 10%로 현행 유지하되, 과표 30억원 초과분은 20%를 적용키로 했다.

가업·창업자금 사전증여시 일시에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5년간 분납도 허용할 예정이다.

설비투자 가속상각 허용 

중소기업이나 서비스업 기업이 설비투자 증가시 조기에 비용처리할 수 있도록 가속상각을 허용하기로 했다.

감가상각연수 가감범위는 중소기업의 경우, 올해 10월부터 내년 12월사이 취득분에 대해  ±25%에서 ±50%로 확대하기로 했다. 서비스업 기업의 경우 내년 1월부터 12월사이 취득분에 대해 ±40%로 확대적용한다.

또 기술취득비용을 조기회수할 수 있도록 특허권에 대한 비용처리 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중기에 각종 세제지원 + 부담 완화

종업원 수, 자본금이 증가해도 중소기업 세제지원이 가능하도록 중소기업 판정기준을 매출액 기준으로 단일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중소기업 졸업기준에 대해서도 종업원 수, 자기자본 기준은 폐지하고,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과 매출액 1000억원 이상 기준만 남기기로 했다.

또 개인이 벤처기업 등에 직접투자하는 금액 중 1500만원 이하분에 대해 소득공제율을 50%에서 100%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2017년 12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현재는 소득금액의 50% 한도 내에서 5000만원 이하분에 대해 50%, 5000만원 초과분에 30%를 소득공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벤처기업이 우수인력을 유치할 수 있도록 신주를 발행해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손금산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창투회사·조합이 벤처기업 등에 출자해 취득한 주식 양도시 양도차익 비과세, 증권거래세 면제 등 적용기한은 2017년 12월31일까지로 3년 연장하기로 했다.

42개업종의 중소기업에 대해 다양한 기준으로 세액감면을 해주는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제도의 적용기한은 3년 연장하고, 영화관 운영업을 대상 업종에 추가할 예정이다.

또 중소기업의 최대주주 보유 주식에 대한 할증평가 적용 제외기간 역시 2017년 12월31일까지로 3년 연장하기로 했다.

중소 제조업체가 수입하는 공장자동화기계 등에 대해서는 내년 12월31일까지 관세감면율을 30%에서 50%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중소기업에 대한 접대비 손금산입 기본한도는 2016년 12월31일까지 연간 1800만원에서 2400만원으로 확대된다.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율은 중견기업에 대해 5%를 적용키로 했다. 중소기업은 7%의 공제를 적용받고 있으며, 중견기업은 현재 대기업과 같은 3%의 공제율을 적용받고 있다.

중소 화주기업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에 대해 제3자 물류비용세액공제율을 3%에서 5%로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담보제공부담 완화를 위해 통관담보금액을 물품과세가격의 60%에서 40%로 경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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