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한때 공기업 등 공공기관장들은 말 그대로 ‘좌불안석’이었다. 대선 시절부터 박근혜 대통령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가 새 정부에서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해 왔고, ‘낙하산 인사’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메시지는 이들 인사에게 퇴진 압력으로 비쳐졌을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최소한 낙하산 인사 논란은 지난 정부보다는 줄어들 것이란 기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로 코미디언 출신 MC 자니윤(78·본명 윤종승)씨를 임명하면서, 전문성과 공기업 낙하산 인사 척결을 강조한 것과 배치되는 결과를 스스로 낳고 말았다. 자니윤씨는 박근혜 대선 캠프시절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앞서 박근혜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변추석 홍보위원장도 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자니윤씨의 임기는 2016년 8월5일까지 2년간이다. 연봉은 기본급 8312만2000원이다. 지난해 기준 경영평가성과급 4847만3000원을 합치면 총액은 무려 1억3159만5000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런 고액의 연봉을 받을 만큼 능력과 전문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관광산업 등 업무와 회계를 감사해야 하는 중대한 역할을 해야하지만, 경영·경제·관광업에 대한 경력과 지식이 부족해 보이는 자니윤씨의 이력으로는 맡은 일을 해낼지 고개가 갸우뚱거린다.

야당과 관광공사 노조는 관광공사 상임감사에 경력 없는 무자격자인 자니윤씨를 내정한 것은 대한민국 관광업계와 국민 정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낙하산 보은인사라고 지적했다. 그 말이 옳다. 박대통령이 강조했듯 공공이익에 맞게 공기업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기관장을 비롯해 임원 인사에서부터 낙하산의 고리가 끊어져야 하고 전문성과 책임감있는 인사가 중용돼야 한다. 자니윤씨의 임명 철회를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원칙에 맞는 인사정책’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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