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당시 서울-춘천고속도로 남춘천IC.<사진=경기도제2청/뉴시스>

완공도 되지 않은 고속도로에 준공승인을 내주고 준공승인 이후에도 공사를 계속한 업체에 대해서는 지체상금을 부과하지 않았다며, 경실련이 국토부를 대상으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경실련은 8일 감사원에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의 불법사항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감사대상은 국토해양부이며, 감사항목은 △불법적 준공승인 △지체상금 부과에 대한 특혜 부여 △부풀려진 공사비로 통행료를 책정·인상해 부당이득을 취한 것을 묵인한 점 등이다.

경실련은 먼저 이 고속도로가 지난 2009년 8월11일 준공승인을 받고 다음날인 12일 운영을 시작한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행정소송 등을 통해 입수된 하도급계약서에 따르면, 민간사업자들은 준공승인 이후에도 계속해서 공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결국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준공승인을 먼저 내줌으로써, 민간사업자는 지체상금 부과의무를 면제받고 정부 입장에서는 해당 권리를 포기했다는 것이 경실련 주장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1일 수십억원의 지체상금을 부과할 수도 있었다고 경실련은 주장했다.

지체상금 산출시 ‘총사업비에서 기성부분을 제외한다’는 실시협약을 맺은 것도 국가계약법 및 한국개발연구원(KDI) ‘표준실시협약’에 위배된다는 것이 경실련의 주장이다. 고속도로의 특성상 일부구간의 공사 지체에도 전체 고속도로 이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체상금은 총사업비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지체상금을 부과해야 할 시점에서 총사업비가 아닌 기성금액을 제외하고 부과한다면 상당한 감면효과가 민간사업자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는 것이 경실련 주장이다.

시공사들이 총공사비 1조6000여억원중 7800억원만을 하도급 공사비로 사용한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도급건설사들은 직접공사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8000여억원에 달하는 비용차이는 대부분 건설사가 부당이득으로 취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1조6000여억원을 기준으로 통행료를 책정하고 요금을 인상해 880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국토부가 하도급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어 공사비 사용내역을 알고 있었음에도 비싼 요금의 책정 및 인상을 승인했다고 경실련은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실련은 국토부를 대상기관으로 공익감사를 청구한다며 “감사원은 철저한 감사를 통해 위법행위는 강력히 처벌하고 불합리한 제도는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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