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보험가입자 A씨는 운영하던 사업체의 매출이 줄면서 경영이 어려워지자, 2013년 사업자등록증의 주종목을 ‘철강재 도·소매업’에서 ‘조선기자재 제조업’으로 변경했다.

이에 근로복지공단은 A씨 사업장의 산재보험 사업종류를 2010년부터 소급해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수리업’에서 산재보험 요율이 더 높은 ‘기타금속제품제조업 또는 금속가공업’으로 변경했다. A씨 사업장의 재무제표에 제조원가, 제품매출 및 노무비가 존재하고, 서류상 공장부지 및 사무실을 2010년부터 임차한 것으로 돼 있다는 이유로 조선기자재를 직접 ‘제조’했다는 것이 근거였다.

지난해말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2014년도 사업종류별 산재보험료율’에 따르면 ‘기타금속제품제조업 또는 금속가공업’의 요율은 4.1%로, A씨에게 적용됐던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수리업’ 요율 1%의 4배에 달한다.

산재보험료율은 관련법에 따라 매년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나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 고시는 광업의 경우 5개 분류, 제조업의 경우 27개 분류 등으로 세분화해 각각 다른 요율을 정하고 있다.

어떤 업종이 어떤 요율의 적용대상이 되는지도 상세히 구분하고 있다. 최소 요율은 금융·보험업의 0.6%, 최대 요율은 석탄광업의 34%다. 어떤 요율에 속하게 되는지에 따라 부담해야 할 산재보험료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A씨는 이에대해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다른 업체로부터 완제품을 공급받아 납품하는 사업자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율에 적용하는 사업종류는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수리업’으로 봐야 한다”는 행정심판 재결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중앙행정심판위는 ▲A씨가 실제로는 사무실만 임차해 사용하고 있으며 ▲생산에 필요한 기계기구나 설비시설 등을 소유했거나 임차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으며 ▲공급업체에 원재료를 제공했다거나 A씨의 직원이 물품 제조·생산 과정에 참여 또는 관리·감독을 한 사실도 없기 때문에, 근로복지공단이 A씨 사업체의 산재보험 사업종류를 ‘기타금속제품제조업 또는 금속가공업’으로 변경한 것은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보험 요율을 산정하는 사업종류를 정할 때는 산재보험 가입자(사업체)의 사업목적과 사업장의 등록업종뿐만 아니라 실제 사업내용과 근로자의 작업형태를 두루 참작해야 하는데, 서류로만 판단해 ‘제조업’으로 산재보험의 사업종류를 결정한 것은 위법·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중앙행정심판위의 재결에 따라 A씨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실제의 사업내용 등을 고려해 산재보험료를 산정하는 사업종류를 다시 판단받을 수 있게 됐다.

2014년도 사업종류별 산재보험료율

단위:천분율<자료=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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