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성암로 팬택 본사 ©중기이코노미
지난달 31일 워크아웃을 재개한 팬택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팬택은 12일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알리는 주요상황보고서를 공시했다. “회생절차 신청을 통한 경영정상화 도모”를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신청서와 관련자료의 심사를 통한 회생절차 개시 여부 결정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팬택은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팬택은 회사운영과 협력업체 부품대금 지급 등에 필요한 현금이 이미 고갈된 상황이다. 지난달 500억원 가량의 상거래 채권을 갚지 못한 데 이어 지난 10일 만기도래한 220억원의 채무를 결제일인 지난 11일에도 막지 못했다.
팬택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법원은 1주일 안에 채권채무 관계를 모두 동결하고 한 달 안에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법정관리인 선임, 회생계획안 마련 등을 거쳐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법원이 신청을 기각하면 청산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팬택은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 실사 결과 팬택의 계속기업가치(3824억원)가 청산가치(1895억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팬택은 박병엽 전 부회장이 지난 1991년 창업한 회사다. 지난달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매출 1000억원 돌파 벤처기업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1조3356억원으로 조사대상 중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영난에 빠져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지난달 24일 이통사들이 ‘팬택 상거래 채권에 대해 2년 무이자 조건의 지급 유예’ 결정을 내리면서 채권금융기관들이 워크아웃 지속을 재결의했다.
그러나 이통사들이 팬택의 단말기를 구입하지 않으면서 자금이 말라갔고, 경영진은 4일 호소문을 통해 “2개월 동안 단 한대의 제품도 구매하지 않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면 어떤 우량기업이라도 생존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통사의 결단이 없는 한 팬택은 어쩔 수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호소했다. 결국 이통사의 단말기 추가구매는 없었고, 팬택은 법정관리라는 풍전등화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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