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법인의 메디텔(의료+관광호텔) 등 영리 자회사 설립과 외국 영리병원의 국내 설립을 화끈하게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12일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에 대한 규제를 대폭 풀기로 했다.

“메디텔 실적 없어? 병원 실적 써”

메디텔업 등록을 위한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규제가 풀린다. 현행 규정에서는 메디텔업 등록을 위해 서울은 연 3000명, 기타 지역은 연 1000명의 해외환자 유치실적이 필요하다. 신설 자법인은 설립이 불가능한 구조다. 정부는 시행령을 손봐 의료기관이 자법인을 통해 메디텔을 등록할 때 모법인의 유치실적을 자법인의 실적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시설 기준도 완화된다. 기존에는 메디텔과 의료시설은 별도 건물을 설치하거나 동일 건물내 설치시 별도 계단 및 엘레베이터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규정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의료기관과 메디텔이 다른 층에 설치되거나 같은 층이라도 격벽이나 별도 출입구가 있으면 동일건물내 입주를 허용할 방침이다.

종합의료시설내 ‘의원급’ 의료기관 입주도 허용된다. 진료과목 확대를 위한 진료과목 설치 부담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종합 ‘의료시설’ 내의 의료관광호텔에 ‘의원’이 들어설 수 있게 된다.

인천에 1000억원 규모의 해외환자 유치 병원을 짓는다던 심장 전문 세종병원은 이번 규제완화로 이같은 문제들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별도로 국내 의료법인의 해외 의료진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과 관련된 규정도 손본다. 이를 통한 국외법인 투자가 가능하도록 허용범위 등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고, 정책금융과 컨설팅 등의 지원책도 내놓는다.

한편 해외환자 유치 관련 ‘종합 서비스’ 제공을 위한 자법인도 추진된다. 자회사가 수행할 수 있는 부대사업의 범위를 건강기능식품과 음료 연구개발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연관산업과의 융복합을 촉진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포석인 동시에, 기업들에게는 다양한 방향으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된 희소식이다.

“왜 제주도만?” 경제자유구역도 똑같이 푼다

투자개방형 외국병원은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 유치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아직 유치사례가 없다. 정부는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설립 사례 창출에 규제개선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말하자면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의 외국 영리병원에 대한 규제를 제주도만큼 화끈하게 풀어준다는 것이다.

정부는 “외국인 의사 고용의무 등 거버넌스 관련 규제로 인해 병원들의 적극적 참여가 어렵다”며 ▲외국의사 10% 이상 고용 ▲병원장/진료의사결정기구의 50% 이상 외국인과 같은 경제자유구역내 외국 영리병원 관련 규정을 “외국의사 종사 가능”이라는 제주도 규정으로 완화했다.

제주도 제1호 외국 영리병원 설립도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중국 회사가 제주도에 투자개방형 병원 설립을 신청했지만, 응급의료체계 미비 등을 사유로 사업계획 승인이 보류돼 있다고 밝혔다. 미비한 응급의료체계 등 사업계획을 재점검해 9월 중 승인 여부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특허로 돈 벌자” 기술지주회사 설립

의대 산하 기술지주회사 설립안<자료=보건복지부>

정부는 의과대학 산하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등 의대 부속병원의 의료기술 특허를 이용한 연구수입 늘리기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대학병원은 대학의 부설기관이어서 직접 특허를 갖거나 사업화할 수 없고 산학협력단을 통해야 했다. 수익 배분이 학교를 통하면서 대학병원과 의사들에 대한 인센티브가 상대적으로 약화된다는 것이다.

정부 개선안은 의대에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해 관련 기술사업의 수익이 병원으로 귀속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Y, K의과대학 등의 기술지주회사 설립 승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산학협력법 유권해석을 통해 의과대학 산하 기술지주회사로부터 발생한 산학협력단 잉여금의 병원 배분도 허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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