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나 호흡이 멈췄을 때 사용하는 응급처치기기인 자동제세동기(AED)의 설치율이 낮고 관리 또한 부실한 것으로 조사돼 국민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박, 기차역 등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공공장소에서도 설치율이 낮았다.

1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선박, 철도차량 객차, 500세대 이상 아파트단지 등 AED 의무설치대상 120곳을 조사한 결과, AED가 설치된 곳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51곳(42.5%)에 불과했다.

의무설치대상 장소의 AED 설치 현황

단위:개(%)<자료=한국소비자원>

특히 선박(10.0%), 철도객차(20.0%), 500세대 아파트(38.4%) 등 응급환자 발생 시 즉시 병원으로 이송하기 어려운 장소의 설치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소비자원은 “AED 설치를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아도 제재할 수 있는 벌칙조항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시설규모나 이용객(거주자) 수 등을 고려하면 AED가 설치된 51곳중 30개 장소 (58.8%)가 1대만 비치돼 있어 심정지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4분) 이내에 AED를 이용한 응급조치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AED 의무설치 비대상 장소 설치비율

<자료=한국소비자원>

이밖에도 설치신고서 제출·관리책임자 지정(27.5%), 관리점검표 비치(23.5%) 등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고, 일반인이 AED를 쉽게 발견해 사용 가능하도록 하는 안내표지판 설치 등도 미진해 관리상태가 전반적으로 부실했다.

한편 의무설치 비대상 다중이용시설 중 규모나 이용자 수 등 조건이 같은 120곳을 선정해 AED 설치여부를 조사한 결과, 설치장소는 38곳(31.7%)에 불과했다.

소비자원은 “의무설치대상으로 지정돼 있지 않지만 심정지 응급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찜질방·사우나, 대형마트, 학교, 놀이공원 등 다중이용시설이 다수 존재한다”고 밝혔다.

AED(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는 급성 심정지 환자의 심장에 전기충격을 가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의료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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