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 대책’에는 “하도급 대금이 최대한 추석전 지급되도록 지원하고, 납품업체에 대한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 행위 중점 감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국 5개권역에 설치한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를 통해 불공정행위에 대한 신고도 받고 있다.

이같은 하도급계약에서의 불공정행위는 비단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휴대폰 케이스 등을 제조·납품하는 LG전자의 1차 협력 업체인 신영프레시젼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하도급대금 1억3800만원의 추가지급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2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지난 2010년 2월부터 2012년 4월 사이 LG전자가 발주한 휴대폰부품의 제조위탁 등을 다른 중소기업에 다시 위탁하는 과정에서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단가를 인하했다는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이런 하도급법 위반행위의 사전예방을 위해 중소기업중앙회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령 특별 교육’을 개최했다. 하도급 법령 특별교육은 공정한 하도급거래 관행 정착을 위해 중앙회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다. 교육 이수업체에 대해서는 하도급법 위반사건에 대한 벌점을 대표이사 참여 시 0.5점, 임원 참여 시 0.25점 감해 주는 인센티브 제도도 시행 중이다.

20일 여의도 중앙회 제1대회의실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전승준 사무관은 하도급법의 적용대상과 개괄, 지난해 11월 개정된 하도급법의 추가사항 등을 설명했다.

우선 하도급법의 적용대상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하도급법의 적용대상은 “중소기업자가 아닌 사업자”지만, 중소기업 중에서도 직전연도 연간 매출액 또는 상시고용 종업원수가 더 많은 업체가 더 적은 업체에게 제조 등의 위탁을 한 경우에는 하도급법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간 위탁거래에서는 하도급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적용제외 대상은 제조나 수리위탁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2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 건설위탁은 시공능력평가액이 3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 용역위탁은 연간매출액이 1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이다.

일반적으로 매출액이나 종업원 수가 더 적은 중소기업이 더 많은 중소기업에게 위탁을 할 경우에는 하도급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원사업자가 대기업의 계열사인 중소기업이라면 규모와 상관없이 하도급법의 적용대상이다.

하도급법을 준수하는 가장 기본은 서면계약 체결의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다. 서면으로 작성하는 계약서에는 납품시기, 위탁내용, 검사방법 및 납품장소, 하도급 대금 액수와 지급기일, 지급방법, 위탁일과 계약당사자가 명시돼야 한다.

이 내용 중 하나라도 빠지면 불완전 서면발급으로 간주된다. 위탁시점에서 확정하기 곤란한 사항에 대해서는 해당사항을 정하지 않은 이유와, 그 사항을 정하게 되는 예정기일을 서면에 적어서 계약해야 한다.

원사업자가 서면으로 하도급계약서를 발급하지 않은 경우 수급사업자는 위탁받은 작업의 내용, 하도급대금 등을 원사업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 확인을 요청할 수 있다. 이를 원사업자가 인정하거나, 15일 이내에 부인의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위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이밖에 하도급법은 공정한 계약 체결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조항들을 규정하고 있다. 우선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결정해서는 안된다. 공정위는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에 대한 유형을 다양하게 구분하고 있다.

△정당한 사유없이 일률적인 비율로 대금을 인하하는 경우 △일방적으로 대금 인하분을 할당한 후 그 금액을 빼고 결정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없이 특정 수급사업자를 차별취급해 대금을 결정하는 경우 △수급사업자에게 착오를 일으키게 하거나 속이는 경우 △협의가 없거나 형식적인 협의만을 한 뒤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로 결정하는 경우 △수의계약 시 정당한 사유없이 직접공사비보다 낮은 금액으로 대금을 결정하는 경우 △경쟁입찰 시 정당한 사유없이 최저가 입찰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결정하는 경우 △수급사업자에게 책임없는 사유로 수급사업자에게 불리하게 대금을 결정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하도급법은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시에는 3배의 손해배상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3배 손해배상제도는 지난 2011년 처음으로 기술유용행위에 대해 규정됐었는데, 지난해 법개정을 통해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으로 인한 손해로까지 확대됐다. 뿐만 아니라 부당한 위탁 취소, 부당반품, 감액으로 인한 손해에도 적용된다. 기존의 행정·사법적 제재로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중대한 위법행위에 대해 민사적으로 가중된 배상을 허용해 통상의 손해배상으로는 회복하기 힘든 손해를 보상받도록 하는 제도다.

하도급법 상 금지된 부당한 특약 유형

<자료=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의 4>

먼저 원사업자가 하도급계약서의 서면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을 요구함에 따라 발생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은 해서는 안된다.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민원처리, 산업재해 등과 관련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켜서도 안된다.

원사업자가 입찰내역에 없는 사항을 요구함에 따라 발생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거나, 하도급법에서 보호하는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제한하거나, 원사업자에게 부과된 의무를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약정 역시 부당한 특약으로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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