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안의 삼성 반도체 공장<제공=삼성전자>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출시할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알파에 자체 생산하는 모바일AP를 본격 탑재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알파에는 세계 첫 20㎚ 공정으로 양산하는 '엑시노스 5430'과 광대역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를 지원하는 자체 통신칩(모뎀) '엑시노스 모뎀303'을 탑재할 전망이다. 갤럭시노트4에는 '엑시노스 5433'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도 올 하반기 독자 AP를 장착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독자 AP는 반도체 생산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생산을 담당한다.

삼성과 LG가 독자 AP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아이서플라이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메모리반도체 매출액은 67억1800만달러로 1분기보다 14.2% 증가했다. 시장점유율 역시 전분기 대비 2.31%p 상승한 34.72%를 기록해 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는 인텔에 밀려 2위를 유지하는데 그쳤다. 이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부진 때문이다. 삼성은 시스템 반도체 사업 부문의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2분기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시스템반도체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구동에 필요한 중앙처리장치(CPU)와 AP를 비롯해 스마트폰 카메라용 이미지센서, 차량용 감응센서, 전력반도체 등 다양한 제품을 포함한다.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시스템반도체 매출액은 23억1400만달러로 1분기 25억6100만달러 보다 9.6%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전분기 대비 0.7p 하락한 3.9%를 기록했다.

특히 모바일AP 시장에서 삼성은 퀄컴의 독주에 밀려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올 1분기 퀄컴·애플 등에 밀려 5.6%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퀄컴의 점유율은 지난해 52.4%에서 53.4%로 높아졌다.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탑재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이 팔려나갈 수록 퀄컴의 모바일 AP 시장점유율은 점점 높아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독자 모바일 AP 경쟁력이 강화되면 퀄컴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결과적으로 매년 퀄컴 측에 내고 있는 로열티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태블릿 PC,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의 본격적인 성장에 대비해 독자 AP 확보 필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업체들도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를 갖추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아직 메모리 반도체 시장엔 진입하지 못했지만, 팹리스(fabless,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들을 내세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시작으로 서서히 활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도 반도체 사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202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모바일AP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확보가 필수"라며 "또 아직 중국 업체들이 메모리 쪽엔 발을 들여놓지 못했지만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 반도체 팹리스 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이미 일부 제품군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중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기 위해서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확보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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