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종합건설사는 자신이 직접 지급한 철근, 레미콘 등의 재료를 전문건설사가 가공한 경우에 발생하는 일체의 하자담보책임을 전문건설사가 부담하는 내용(특약)으로 계약을 체결해 왔지만, 2014년 5월 체결분 계약부터 이를 삭제했다.

B종합건설사는 관행적으로 ‘경미한 설계변경으로 인한 공사 또는 구조상 필요한 공사는 계약금액의 범위내에서 한다’는 내용(특약)을 계약조건에 포함하고 위 조항을 근거로 추가공사에 따라 발생하는 대부분의 비용을 전문건설사에게 부담시켜 왔지만, 올 3월 체결계약부터는 이를 삭제했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하도급·가맹·유통 분야 경제민주화 제도 실태점검 결과의 일부분이다. 경제민주화 제도가 현장에서 거래관행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다. 위에서 예로 든 사례는올 2월14일부터 시행된 하도급상 부당특약 금지 제도와 관련된 내용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도 도입을 전후로 부당특약을 경험한 업체 수는 194개에서 119개로 38.7% 감소했다. 공정위는 “실제로 부당특약이 금지된 이후 수급사업자에게 각종 부담을 전가하던 계약조항들을 삭제한 사례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시행된  3배 손해배상제 적용대상 확대 제도와 같은달 29일부터 시행된 중기조합 하도급대금 조정협의권 부여의 효과도 있었다.

먼저 손해배상제 적용대상 확대로 4대 핵심 불공정행위를 경험한 업체 수가 32.9% 감소했다. 50.5%는 거래관행 개선을 체감하는 등 간접적으로 법위반 억지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위에 의하면 적용대상을 확대한 것만으로도 거래관행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단가인하시 주의를 기울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공정위는 3배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시행일로부터 기간이 오래 경과하지 않은데다, 피해 중소기업이 2차피해를 우려해 몸을 사리는 점이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공정위는 개별업체 방문시 향후 큰 피해가 있으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업체는 있었다고 전했다.

중기조합의 하도급대금 조정협의권과 관련해서는 재미있는 자료가 나왔다. 원재료 가격이 인상된 업체 중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 인상을 요청한 수급사업자는 52.6%이고, 그 중 82.2%가 수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장에서는 해당 원재료 가격 인상여부 외에도 중소기업의 자금상황 및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하도급대금을 조정하고 있는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고 공정위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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