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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분노한 ‘구름빵’ 비극 없앤다

부가가치 4천억원, 수입은 2천만원…출판 약관 시정

기사입력2014-08-28 12:55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아동용 그림책 ‘구름빵’은 책 자체로도 성공을 거뒀고, 애니메이션, 뮤지컬은 물론 사진과 같은 캐릭터상품으로도 재가공돼 수천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출처=예스24>
백희나 작가가 낸 아동용 그림책 ‘구름빵’은 책으로도 대성공을 거뒀지만, KBS 애니메이션, 뮤지컬, 캐릭터상품 등 다양한 2차상품으로 팔려나가 4400억원의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백 작가가 손에 쥔 돈은 고작 1850만원. 저작자에게 일정금액만 지불하면 저작물 이용으로 인한 장래수익은 모두 출판사에게 귀속되는 ‘매절’ 계약의 결과다. 이 경우 저작자에게는 추가적인 대가가 전혀 돌아가지 않는다.

구름빵은 콘텐츠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애물로 꼽힌다. 박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서 해리포터를 쓴 조앤 롤링이 나오길 기대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한 바로 그 사례다.

정부가 이러한 출판사의 불공정약관을 손본다. 공정위는 28일 전집, 단행본 분야의 매출액 상위 20개 출판사가 사용하는 저작권 양도계약서 및 출판권 등 설정계약서중 4개 유형의 불공정약관조항을 시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출판권 등 설정계약이란  출판사가 저작권자와 출판권 및 배타적 발행권을 설정받기 위하여 체결하는 계약을 말한다.

대상이 되는 출판사 20개사는 웅진씽크빅, 교원, 삼성출판사, 예림당, 한국몬테소리, 에듀챌린지, 도서출판 한국헤르만헤세, 프뢰벨미디어, 아가월드, 프뢰벨하우스 등 출판 분야 10개사와 서울문화사, 시공사, 김영사, 문학동네, 창비, 북이십일,  다산북스, 비룡소, 열린책들, 사계절출판사 등 단행본·기타 10개사다.

현재 출판계약 관행은 2차적 컨텐츠 창작권까지 매절하도록 하고 있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원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 환경에서 문화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는 앞서 예를 든 백 작가의 구름빵을 대표적은 사례로 꼽았다. 이러한 계약 관행을 개선해 창작자의 권익을 신장하고,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겠다는 것이다.

먼저 저작권 양도계약서에서 저작자가 양도할 권리를 직접 선택하도록 하고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의 양도는 별도의 명시적인 특약에 의하도록 했다. 복제권, 공연권, 공중송신권, 배포권, 전시권, 대여권 등 저작재산권 중 출판사에 양도할 권리를 “포함 여부” 란에 직접 표기하도록 했다.

출판권 등 설정계약서에서는 “전자책, 디지털콘텐츠, 번역, 연극, 영화, 방송, 온라인 전송, 녹음 등 2차적으로 사용되는 경우, 그 사용에 관한 처리를 ‘모두’ 위임”하도록 한 조항도 손본다. 출판사가 임의로 저작물을 2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2차적 사용에 대한 권리가 저작자에게 있음을 명시하고, 저작자가 위임 여부 등을 개별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한편 저작자가 저작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3자에게 양도할 경우 출판사의 사전 동의를 얻도록 한 것은, 저작자가 저작권을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도록 하되 ‘출판권 등과 관련된 저작권’을 양도할 때만 출판사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도록 했다.

저작자가 계약만료 전 일정시점까지 해지의사를 통보하지 않는 한 출판권 등이 계속 자동갱신 되도록 한 것은, 당사자 간 합의한 기간 동안 1회에 한해 갱신되도록 하거나, 자동갱신 조항을 둘 경우 존속기간을 단기(예 : 1년)로 하도록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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