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원인과 종합대책 등을 설명하고 있는 박창근 조사단장.<사진=서울시>

이 공사구간은 지질이 연약해 삼성물산도 현장조치 매뉴얼을 작성하는 등 지하차도 충적층 구간을 관리했지만 실제 공사 중 조치가 미흡해 동공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단은 파악했다. 이 지역은 과거 한강과 근접해 있어 무너져 내리기 쉬운 모래와 자갈의 연약지층이 형성돼 있는 곳이다. 특히 지하차도로 인해 상부 지층의 두께가 약 7~8m로 다른 구간의 12~20m에 비해 낮았다. 붕괴의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조사단은 삼성물산이 실드 공법에서 가장 중요한 토사량 관리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했다. 지하차도 구간에서 공사를 시작한 작년 5월부터 최근까지 애초 예측한 굴착량 2만 3천842㎥보다 14% 많은 2만 7천159㎥의 토사를 파내고도 이를 특이사항으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지반보강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상에서 수직으로 구멍을 뚫고 채움재를 주입하는 일반적인 지반보강이 어려워, 터널 내부에서 수평방향으로 이를 충분히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드공법이란 원통형 기계인 실드 TBM((Tunnel Boring Machine)을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면서 수평으로 굴을 파고들어가는 방식이다. 다행히 실드공법으로 공사 중인 다른 곳은 동공 등 이상 징후 없이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한편 동공 발생의 또 다른 원인으로 추정됐던 제2롯데월드, 광역 상하수도관 등에서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었다고 조사위는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나온 김형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사장은 발표내용을 ‘존중’한다며, “계약에 따라 책임지고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시는 동공발생 원인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공학적 원인분석을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실드터널 공사가 진행 중인 9호선 현장에 계측기 703개를 설치해 모니터링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조사 결과 전혀 이상 없는 주변 건물과 지하차도 구조물에도 53개 계측기를 추가로 설치해 기동점검반을 운영해 특별관리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지하차도 주변 주민안심 상담창구  상시 운영 및 설명회 등을 통한 주민 우려 해소 ▲복구 T/F팀 구성 ▲연약지반 공사 등에 대한 先안전대책 後공사시행 등의 대책도 내놨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