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왜 음식주문할 때만 전화를 하죠…. 옷살 때는? 책살 때는?” 지상파 방송을 통해 최근 많이 접하게 되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광고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어느 때인가부터 음식배달도 전화대신 앱을 통해 하게 됐다. 음식을 주문하려 할 때 마다 집안 구석 어딘가에 나뒹굴던 음식점 전단지나 광고책자를 힘겹게 찾아 뒤적이며 전화로 주문하는 것보다 터치 몇 번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최근 랭키닷컴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배달앱 총월간 이용자수(앱 실행자 수)는 1000만명이 넘었다. 이들 누적 다운로드수도 지난 3월 기준으로 2000만건을 돌파했다고 한다.

하지만 배달앱 실행과 다운로드 수에 비례해 소비자 불만과 이를 이용하는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의 불만도 증폭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취재 결과에 따르면 평소 주문을 하면 30분 안쪽이면 배달이 가능했으나 앱을 이용한 이후부터는 1시간 안팎으로 배달시간이 길어졌다는 소비자 불만이 나온다. 이유는 거리와 무관하게, 배달업체가 어느 서비스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업체광고가 소비자에게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프리미엄 등 유료광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으며 이로인해 비용지출이 불가피해지고, 결국 소비자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갈 수 밖에 없게 된다. 실제 소비자들은 배달앱을 이용하면서 주문한 양이 확연히 줄어들었을 뿐 만 아니라 평소 음료수 등의 서비스도 사라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업체 사장은 “배달앱을 이용하게 되면 각종 수수료 등으로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이 결국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이를 이용하지 말아줄 것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직접 나눠주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앱을 통해 주문을 하게 돼도 다시 누군가가 전화로 업체에 주문을 넣어야(전화 중개)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이 소비자나 소상공인에게 전가되는 이상한 구조를 지적한다.

배달앱 시장은 편의성 때문에 이제 음식배달을 넘어 쌀, 야채 등 각종 식료품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는 등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그 비용이 전가되고 소상공인 역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면, 반면 배달앱만 배부르는 구조라면, 종국에는 외면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선 배달앱 운영사는 소비자 서비스를 개선하는 방안은 물론 자신들의 사업 파트너인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의 불만을 해결하려는 대책을 직접 내놔야 한다. 상생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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