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증기관들이 업력 10년 이상 기업에 대한 보증에 집중하는 반면, 정작 자금이 급한 창업 초기기업에 대한 보증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주간금융브리프’에서 이재연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보증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제하의 글을 통해 “공적보증기관의 보증대출 중 10년 이상의 장기보증대출 비중이 높은데, 이로 인해 공적보증기관들이 손실을 우려해 창업기업 대신 업력이 높은 기업들 중심으로 안정성 위주의 운영을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위원회 자료를 인용 “신용보증기금 기준으로 업력 10년 이상 기업에 대한 대출보증 비중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중소기업 신용보증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의 대출보증 중 29.2%가 5년미만 창업 초기기업에게 지원된 반면 업력 10년 이상 20년 미만 기업에게는 34.9%가 지원됐다. 20년 이상 기업에게도 7.2%가 지원돼 업력 10년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보증의 비율이 전체의 42.1%에 달했다.

신용보증보험 업력별 보증잔액 비중

<자료=금융위원회>

신용보증절차

<자료=신용보증기금 홈페이지>

이와함께 국내 보증제도가 “정보비대칭성이 높은 창업기업 등의 자금조달 기회 확대에 기여하기보다는 업력이 긴 중소기업의 저리자금 조달수단으로 이용됨에 따라 지원대상 기업으로 하여금 스스로 보증에서 졸업할 유인을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보증료를 부담하고도 신용대출금리보다 조달비용이 적다는 한국 보증제도의 특수성에서 기인한다.
신보와 기보의 보증료율은 기업에 따라 최소 0.5%에서 최대 3.0%까지며, 대기업은 3.5%가 적용된다. 2013년말 현재 일반보증의 평균 보증수수료율은 1.3% 수준이다.

그런데 대표적인 중소기업 보증대출자금인 중소기업청의 소상공인지원자금의 경우 정책자금 기준금리에 0.4%p를 가산해 최대 7000만원까지 융자를 하고 있다. 지난 3/4분기 정책자금 기준금리는 3.12%로, 소상공인지원자금의 금리는 약 3.5%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운전자금대출금리의 경우, 신용대출금리와 공적보증기관의 보증대출금리 격차가 일부 은행에서 신용등급 4등급부터 2%p를 초과함에 따라 보증료를 지불하고도 보증대출이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보증이 저리자금 이용수단이 되지 않도록 보증이용 기간이 일정기간(예:7년) 이상인 기업에 대한 가산보증료수수료율을 큰 폭으로 인상함으로써 중소기업 스스로 보증에서 졸업할 유인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감독당국이 부실에 대한 검사 시, 대출손실 여부만을 점검하지 않고 대출부실 발생원인을 점검한다면 보증 및 담보 위주의 대출관행을 상당부분 축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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