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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기지’ 산은, 재취업 ⅔ ‘주거래’行 민병두 의원 “취업이력 공시제도 도입해야”

기사입력2014-09-02 12:19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KDB 한국산업은행 ©중기이코노미

한국산업은행에서 퇴직한 후 재취업한 사람의 3분의 2는 이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하고 있는 기업의 고위직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현재까지 산업은행 출신으로 재취업한 퇴직자 47명 중, 31명(66%)이 산업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하는 기업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해당 기업의 고위직으로 취업했는데, 대표이사(CEO)가 4명, 재무담당 이사(CFO)가 5명, 부사장이 3명이었다. 감사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문 등 6명은 기타로 분류됐다.

이들의 재취업 사유를 살펴보면 무려 20명이 ‘PF사업 운영투명성 확보’였고, ‘구조조정업체 경영관리·가치제고’와 ‘투자회사의 경영 효율⋅투명성 확보 등’은 각각 2명과 3명이었다. 민병두 의원실은 ‘회사 추천요청’ 사유는 단 3건에 불과해 해당 주거래 기업의 요청으로 재취업한 인사는 소수임으로 확인됐다며, “나머지 28명은 낙하산”이라고 못박았다.

그간 산업은행 출신 인사의 낙하산 관행은 동양 사태를 비롯해 지속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민 의원실은 “이 은행 임원 중 13명이 지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주거래 기업인 동양그룹의 계열사에 부회장, 고문, 감사, 사외이사 등 고위직으로 재취업 및 겸임을 한 바 있다”고 밝혔다. 주거래은행으로써 감시와 경영투명성 확보에 목적을 두고 인사를 파견했지만 부실 방지에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10월 강기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산업은행 퇴직 후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 중 ⅓이 이 은행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에 취업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으며,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 기업에 산은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많아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민병두 의원은 “낙하산 인사 관행을 막기 위해서는 재취업자에 대한 면밀한 취업심사와 함께 취업이력 공시제도를 도입해 잘못된 인사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