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의 2014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26위를 기록한 가운데,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에서 극명한 대비를 보여 주목을 받았다.

  ©중기이코노미

WEF는 3일 “올해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144개국 중 26위로 지난해보다 1단계 하락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노무현 정권 마지막해인 2007년 11위를 기록한 이후 2008년 13위, 2009년 19위, 2010년 22위, 2011년 24위로 매년 하향곡선을 그리다 이명박 정권 마지막해인 2012년 19위로 반등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25위로 6계단 떨어진 후 올해는 다시 한계단 더 떨어졌다. 지난 2004년 29위를 기록한 이래 10년만에 최저순위로 떨어졌다. 앞서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올해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도 26위였다.

분야별로 보면 ‘기본요인’은 작년과 같은 20위를 기록했으나, ‘효율성 증진’이 23위에서 25위로, ‘기업혁신 및 성숙도’가 20위에서 22위로 각각 하락했다.

기본요인 분야에선 ‘거시경제 환경’만 9위에서 7위로 올랐다. 제도적 요인(74→82위), 인프라(11→14위), 보건·초등교육(18→27위)은 순위가 내려갔다.

‘효율성 증진’ 분야에선 ‘금융시장 성숙도’가 81위에서 80위로, ‘시장규모’ 12위에서 11위로 개선됐다. ‘상품시장 효율성’은 33위로 작년과 같았다. 노동시장 효율성(78→86위), 기술수용 적극성(22→25위) 등은 순위가 떨어졌다.

이 분야에서 흥미로운 것은 ‘고등교육 및 훈련’이다. 지난해 19위에서 올해 23위로 4계단 떨어졌다. 2차교육 등록률(48위)과 3차교육(2위) 등록률을 합한 양적 지표에서는 세계 1위를 차지했으나, 교육시스템의 질(73위), 수학·과학 교육의 질(34위), 학교의 인터넷 접속가능률(10위) 등을 합한 질적 지표에서는 37위를 기록했다.

한편 ‘기업혁신 및 성숙도’ 분야에선 ‘기업활동 성숙도’가 24위에서 27위로 악화됐고 ‘기업혁신’은 작년과 같은 17위를 기록했다.

12개 부문(pillar)별로 살펴보면, 거시경제 환경(7위)·시장규모(11위)·인프라(14위)·기업혁신(17위) 등 4개 부문은 20위권 이내를 기록해 강점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금융시장 성숙도(80위), 제도적 요인(82위), 노동시장 효율성(86위) 등 3개 부문은 80위권 밖으로 밀려나 취약부문으로 지적됐다.

한편 스위스가 지난해에 이어 나란히 1위를 유지한 가운데, ‘아시아 4용’ 싱가포르와 홍콩, 대만은 2위, 7위, 14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중국은 지난해보다 각각 3계단과 1계단씩 순위가 올라 6위와 28위를 기록했다.

동남아 국가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 인도네시아는 지난해보다 각각 4계단, 6계단, 4계단씩 순위가 상승한 20위, 31위, 34위를 차지했다. 인도는 무려 11계단이나 하락한 71위였다.

미국이 전년보다 2단계 상승해 3위에, 핀란드와 독일이 각각 1단계씩 하락하며 4위와 5위에 올랐다. 네덜란드, 영국, 스웨덴, 노르웨이가 차례대로 8~11위를 차지했다.

기획재정부는 “전체 평가의 30%를 차지하는 통계지표는 전반적으로 순위가 상승했지만 70%를 차지하는 설문지표는 하락했다”고 배경을 설명한 후, △개인정보 유출사건 △북한 미사일 발사 △세월호 사고 등이 기업인의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