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안녕하세요. ○○캐피탈입니다. 이자가 낮은 대출상품이 나왔어요. 지금 혹시 고금리 상품을 쓰고 계신가요?…”

‘○○은행, 금리 ○○, 1000만원 대출 가능…’

한동안 뜸한가 싶더니, 요즘 이런 고전(?)적인 스팸전화와 문자가 다시 등장했다. 금융기관에서 개인정보 유출 대형사건이 터져 나온 마당에 휴대폰 번호까지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전화걸어 먼저 의향을 묻기는커녕 막무가내로 할 얘기만 해대고 반응이 없다 싶으면 그냥 끊어버리니 울화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부쩍 늘어난 스팸전화와 문자를 보면서 1년여전 금융회사를 사칭해 대출특판 행사, 저금리 전환대출 등의 대출이 가능한 것처럼 위장한 ‘김미영 팀장’이 기억난다. 김미영 팀장은 마치 제도권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인양 속여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 발송된 대출알선 문자를 일컫는다. 이름은 물론 가짜다. 기억나기론 이런저런 대출상품을 소개하고 메시지 끝에 ‘김미영 팀장입니다’라고 적어 그렇게 부르게 된 모양이다. 최근 이런 김미영 팀장이 카카오톡으로 옮겨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정 URL로 접속을 유도하는 휴대전화 스팸이다.

고전적인 단순 스팸은 다소 줄었지만, 금융당국의 강력한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신·변종을 포함한 피싱사기는 증가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피싱사기 피해금액은 8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7.7% 늘었다. 또 건수도 1만3380건으로 역시 34.1% 증가했다. 대출 사기행각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런 스팸은 정상적인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 등에게는 유혹이 될 수 있다. 돈이 필요하지만 대출기관으로부터 거절을 받은 사람들은 이런 문자나 전화에 솔깃해지기 마련이다. 경제약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는 ‘사회 악’인 것이다.

금융당국은 추석 연휴기간 동안 이같은 금융사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택배도착·열차예매·동창모임 등의 문자메세지를 가장한 스미싱 사기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고전적인 스팸이 다시 활개를 치는 요즘, 이같은 위법행위가 더 이상 진화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이용자들의 주의도 필요하겠지만, 당국이 먼저 발본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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