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0년대 생보사 등이 경쟁적으로 판매한 고금리 금리확정형 개인연금보험은 보험기간(수십년) 동안 6.5%~8.5%를 확정·보장하는 상품이다. 2000년대 들어 금리가 떨어지면서 생보사들은 역마진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업체당 연간 23억~980억원의 이차 역마진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대초 A보험사는 요실금 수술시 500만원을 지급하는 상품을 팔아 무려 139만건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요실금 수술 필요성 여부의 확인이 어렵고 병원 및 모집조직의 수술 권유로 불요불급한 수술이 급증함에 따라 약 1조원의 위험률차 손실을 입었다.

금감원은 10일, 회사의 중장기적 내재가치(EV, Embedded Value) 하락을 조기에 감지해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보험회사 내재가치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최근의 초저금리 기조에 따라 일부 보험회사들이 과거 성장위주의 경영전략을 추구하면서 판매했던 상품들로 인해 EV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내재가치란 보험사의 실질적인 자본가치를 측정한 금액으로, 순자산 가치와 보유계약 가치의 합계로 구성된다. 금감원은 이 모니터링 체계를 통해 보험사들이 최근 1년간 판매한 신계약에 대한 내재가치 변동내역을 분석할 방침이다.

특히 일부 생보사가 10~15년 동안 3.5%의 확정 이자율을 보장하며 판매 중인 저축성보험이 역마진 위험에 노출됐다고 판단,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내재가치 변동 내역을 금감원이 상시 점검해 경영진 재임기간 동안만의 단기성과를 위한 경영 행태를 근절하고자 한다”며 “10~20년 후의 장기적인 가치를 높이는 내실위주의 경영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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