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호텔 허용을 위해 교육부가 지난 8월28일 공포한 훈령이 ‘학교보건법’ 등 상위법에 위반한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검토 결과가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해 11일 공개한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관련 입법조사 회답’에 따르면 교육부의 ‘관광호텔업에 관한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규정’이 상위법인 ‘학교보건법’과 ‘학교보건법 시행령’에 위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법조사처는 교육부가 제정한 심의규정이 상위법인 학교보건법과 학교보건법 시행령을 위반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현행 학교보건법 제6조 제2항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조직 기능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명시하고 있고, 이에 근거한 학교보건법 시행령 제7조 제10항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설치·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교육감이 정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관광호텔업에 관한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규정’이 상위법인 ‘학교보건법’과 ‘학교보건법 시행령’에 위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강남구에 위치한 호텔들 모습.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   ©중기이코노미

정 의원은 “교육부가 무리한 행정입법으로 학교 앞 호텔을 허용하려고 규정을 제정했으나 결국 상위법에 위반되는 규정을 강압적으로 제정한 셈이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지난달 28일 공포한 ‘관광호텔업에 관한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규정’은 학교정화구역 안에 100실 이상의 객실을 갖춘 관광호텔을 지을 경우 사업자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를 대상으로 사업추진계획을 설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심의 결과를 주요 사유를 기재해 사업자에게 통보토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교육부 심의규정은 심의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하게 할 우려가 있고 특히 100실 이상의 객실을 보유한 관광호텔에만 이러한 자격을 부여해 경복궁 인근 풍문여고와 덕성여중고 옆에 특급호텔 설치를 추진해온 대한항공에 특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교육 환경을 보호해야할 교육부가 대통령의 한마디에 상위법을 위반하면서까지 규정을 제정한 것 자체가 특혜 논란을 키우는 것”이라며 “상위법에 위반되는 규정인만큼 즉각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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