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건강관리, 필요성 느끼지만 실천은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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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건강관리, 필요성 느끼지만 실천은 '미흡' 서울대 윤영호 교수, “건강관리, 비용 대비 3~5배 고효율”

기사입력2014-09-19 00:00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기업의 직원 건강관리 필요도와 현재수준

<자료=서울의대 윤영호 교수>

우리나라 국민들 대다수가 기업의 임직원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지만, 기업들의 건강관리 수준은 ‘보통’ 혹은 ‘낮다’로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의대 스마트건강경영연구실 윤영호 교수(사진)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업의 건강사회 기여활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7월5일부터 10일까지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로, ‘건강사회공헌지수와 건강공동체 심포지엄’을 통해 공개된 내용이다.

이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82.2%가 국민들은 임직원 건강관리 필요성’에 대해 긍정하고 있지만, 기업의 현재 건강관리 수준에 대해서는 13.4%만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윤 교수는 “국민들은 기업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충분한 기여를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필요성과 현재수준 간의 간극이 매우 커 지속적인 관심 유도와 측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직원 건강관리와 관련해 가장 부족한 부분으로 ‘과도한 업무방지 및 충분한 휴식제공’을 꼽는 응답이 30.9%로 가장 많았으며, ‘개인맞춤형 건강관리’가 부족하다는 응답도 23.3%로 높아 건강검진의 내실화 필요성이 확인됐다. 스트레스 및 삶의 가치 등 정신적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지적한 응답이 14%에 달한 것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기업의 건강 기여 제품 및 서비스 생산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도 64.2%가 공감하지만, 현재 수준에 대해서는 12.1%만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부족한 부분을 묻는 질문에는 ‘원재료 품질관리’(28.5%), ‘적극적 피해보상’(15.8%), ‘유해요소 발생 최소화’(15.4%), ‘원재료 정보 제공’(15%)의 순이었다. 원재료 관리와 생산 측면의 부족을 지적하고 있지만, 문제 발생 시 적극적 보상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많았다.

기업의 건강관리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서는 기업의 건강관리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66.2%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현재 수준에 대해선 9%만이 높다고 답했다. 개선점으로는 건강 유해환경 개선(26.1%), 여성 어린이 노인 대상 의료지원(19.1%), 스트레스 우울증 심리 상담 지원(17.2%) 등이 꼽혔다.

윤 교수는 “기업의 건강관리 사회공헌은 유해환경 개선, 스트레스 우울증 심리 상담 등으로 보다 광범위하고 세심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기업의 건강관리 사회공헌 활동은 주로 의료지원과 봉사에 치중돼 있는 상태다.

윤 교수는 이날 기업의 임직원 건강관리가 직원 만족도와 충성도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흥미로운 사례를 2가지 제시했다.

먼저 1990년 미국공공의학저널(AJPH)에 게재된 미국 건강증진행위위원회(HealthPAC)의 건강관리 프로그램 연구결과에 따르면, 1980년대 초반 직장에서 워크숍, 건강평가, 그룹토론, 건강관련 잡지배송, 체중관리, 금연 인센티브 등의 ‘포괄적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1달러 투자로 3달러 회수의 효과를 냈다. 2만9315명의 실험군과 1만4573명의 대조군을 거느린 대규모 연구 결과 ▲결근율 14% 감소 ▲2년 간 작업일 1만1726일 증가 등의 효과가 났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미국 노동부의 1990년 조사결과도 흥미롭다. 노동부에 따르면 직원·가족 지원 프로그램(Employee and Family Assistance Program)을 운영하는데 총 7억9800만달러의 경비가 소요돼 39억달러의 손비(損費)를 절감하는 효과를 봤으며, 산업재해도 71% 감소했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2007년 미국 500대 기업의 약 80%, 1000명 이상 사업장의 76%, 50명 이상 사업장의 35%가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의 직무 스트레스를 줄이고 자기계발과 원만한 가정생활을 도와, 노사화합과 이직률 감소, 생산성 향상 등을 도모하는 것이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 발표를 포함한 심포지엄은 ‘건강사회 공헌지수’ 도출에 방점이 찍힌 자리였다. 응답자들의 54.9%가 기업의 건강관리 활동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수가 공개된다면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기업을 ‘건강 사회공헌 지수’로 평가할 경우 소비자 구매과정에 영향을 준다는 응답이 77.3%를 차지했던 2013년 조사결과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윤 교수는 설명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개인의 건강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는 주체로 가족(45%)에 이어 직장·기업(24.2%) 그리고 건강보험 등을 담당하는 정부·국가(21%) 순으로 답한 것이 눈에 띈다.

윤 교수는 기업의 건강사회 기여지수가 활성화 된다면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 후, “특히 건강관리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은 공유가치(Shared Value) 창출로 사회적 가치(Social Value)와 기업의 사업가치(Business Value)를 동시에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