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척시청/뉴시스>

하늘하늘 코스모스. 아련하게 높아가는 가을하늘과 잘 어울리는 꽃이다. 아무렇지 않게 지천으로 흐드러진 꽃이라고 허투루 볼 건 아니다. 이 꽃은 세상 모든 꽃들의 원형(原形)이자 어머니같은 꽃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고 싶어했던 신께서 제일 처음 만들어 본 꽃이 코스모스란다. 처음 만들어보는 꽃이라는 존재에게 실험삼아 이 색 저 색 입히다보디, 요리조리 다양한 색의 코스모스가 나왔단다. 그런가 하면 코스모스는 그리스어로는 질서, 혹은 조화를 뜻한다. 카오스의 대항어, 제법 의미심장한 단어다. 이 말마따나 8개의 꽃잎이 오밀조밀 가지런하게도 모여 있다.

코스모스는 해가 짧아지면 피기 시작하는 가을꽃으로, 꽃말은 ‘소녀의 순정’이다. 하늘하늘 한들한들 바람에 노니는 모습이 가을바람에 수줍음 타는 소녀를 연상시킨다고 해서다. 순우리말은 정겹게도 ‘살살이꽃’이다. 살랑살랑 바람따라 춤추는 모양을 보고 지어 준 이름이란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코스모스를 9월의 꽃으로 추천했고, 지역마다 코스모스 축제도 한창이다. 어찌 됐건 잔인한 여름은 가고,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제격이라는 뜻이다. 과하지 않고 무던하게 곁을 지키는 이웃처럼 무심하고 수수한 꽃의 외양도 볼수록 정겹다.

사진은 삼척시가 미로면 내미로리와 고천리 12만㎡ 드넓은 꽃밭에서 열고 있는 2014 삼척코스모스축제. 코스모스 꽃밭과 꽃을 이용한 조형물, 정겨운 농촌풍경이 하나가 돼 아름다운 가을정취를 만들어낸다. 인근의 준경묘, 대금굴, 환선굴과 엮어 가을 나들이로도 좋겠다. 이 축제는 내달 5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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