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주춤했던 자살률이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40~50대 남성의 자살률이 크게 높아진 영향이 컸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뜻하는 우리나라 ‘자살사망률’은 2012년 28.1명에서 2013년 28.5명으로 0.4명 증가했다. 2009년 31%로 30%를 넘긴 우리나라 자살률은 2011년 31.7%까지 30%를 상회하다가 2012년 28.1%로 급감한 바 있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도 1만4427명으로 전년대비 1.9%나 늘었다.

특히 30대~50대 연령층에서 자살 사망률이 증가했다. 전년과 견줘 30대는 3.8%, 40대는 6.1%, 50대는 7.9%나 올라갔다. 반면 나머지 연령대의 자살률은 모두 떨어졌다.

성별로는 남자의 자살률이 월등히 높았다. 전년대비 남자 자살률은 4.2% 올라간 반면, 여자 자살률은 4.2% 떨어졌다. 이에 따라 남자의 자살률은 39.8명으로 여자 17.3명보다 2.3배나 높았다. 이 성비는 10대에 1.38배로 가장 낮고, 이후 연령이 올라갈수록 성비도 높아져 60대의 성비는 무려 3.51에 달한다. 70대부터는 성비가 다시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특히 3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남자의 자살률이 유독 높아졌다. 전년과 견줘 30대는 5.4%, 40대는 9.9%, 50대는 8.9%나 높아졌다. 반면 같은 나이대 여자 자살률 변동은 각각 +0.8%, -2.9%, +4.3%로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자살은 10대~30대까지 사망원인 1위였으며, 40대와 50대에서는 암에 이은 2번째 사망원인이었다.

한편 이날 통계청이 함께 낸 자료에 의하면 OECD 국가 평균 자살률은 12.1명이었다. 우리나라의 2012년 자살률 29.1명은 OECD 평균의 2.4배에 달하는 것이다. 국가간 비교를 위해 산출된 29.1은 OECD 기준인구로 연령구조 차이를 제거한 표준화 사망률이다. 통계청 송준행 사무관은 “우리나라 인구구조의 특이성을 일반화하면서 발생하는 조정치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최근 경제위기를 겪은 바 있는 라틴 국가들의 자살률이 현저하게 낮은 반면, 일본과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미국은 12.5명으로 OECD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전체 사망원인 중에서는 암으로 인한 사망(149명)이 가장 많았고 뇌혈관질환(50.3명), 심장질환(50.2명), 자살(28.5명), 당뇨병(21.5명), 폐렴(21.4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이 순위를 바꿨다.

반면 만성하기도질환(-1.6명, -10.0%), 호흡기 결핵(-0.4명, -8.8%), 운수사고(-1.0명, -7.7%) 등은 사망률이 떨어졌다.

10년 전인 2003년과 견주면, 자살(5위→4위)과 폐렴(12위→6위)의 순위가 높아졌고, 당뇨병(4위→5위), 간질환(6위→8위), 운수사고(8위→9위), 고혈압성 질환(9위→10위) 등의 순위는 내려갔다.

폐렴(15.6명, 272.7%), 심장질환(14.9명, 42.2%), 폐암(7.7명, 29.5%)의 사망률은 증가한 반면, 호흡기 결핵(-2.4명, -37.6%), 운수사고(-7.1명, -37.4%), 간 질환(-7.3명, 35.6%)의 사망률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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