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전 세계 11개국에서 특별한 사연을 갖고 있는 ‘아빠와 아들’ 11개 팀을 뽑아 기아차를 타고 2~3일 동안 여행을 하는 행사를 최근 진행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아빠와 아들 로드 트립’ 행사는 하루에만 1만5000건이 넘는 사연이 올라오는 등 관심이 뜨겁다고 한다. 기아차가 자동차라는 제품을 넘어, 사람들에게 소중한 가족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준 것이다. 자신들이 만든 자동차와 연대감, 친밀감, 가족 그리고 어렸을 적 향수를 담은 아빠와 아들의 관계를 연결해 보겠다는 기획은 마케팅 전략 여부를 떠나 정겹게 다가온다.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담은 것은 자동차 등 제조품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맘때면 왜인지 먹어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전어’가 그렇다. ‘시어머니 구박에 시달려 집나간 며느리가 전어 굽는 냄새에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전어 이야기, 사람들은 “얼마나 맛이 있길래 며느리가 돌아올까” 전어 자체의 맛보다 전어의 얘기에 빠져든다. 맛 보다는 삶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중기이코노미 카테고리 중 하나인 ‘Live 중기’는 중견·중소기업 자체나 기업이 만든 신제품, 혹은 기업내 동호회 그리고 소상공인들의 특이한 매장 등 생생한 소식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곳에 기사화했으면 하는 신제품 등과 관련해 배포된 자료를 보면 ‘감성’과는 한결같이 거리가 멀다. 기존에 있는 제품(예를 들어 대기업 제품)보다 더 좋은 몇가지 기능이 추가됐다거나, 예전부터 내려온 고전의 비법을 사용했다거나 하는 설명뿐이다. 일부 전문가들 아니면 알 수 없는 기술적 내용들로 꽉 채워 신제품을 소개하는 게 대부분이다. 이를 볼 때마다 대기업이 만든 그것보다 몇몇 특이한 기능이 더해진 게 정보는 되겠지만 대기업 브랜드를 누르고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동력이 될까, 아니면 과학적 검증이 부족한 고전의 비법 운운한 제품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기아차의 프로젝트나, 아니면 사실인지 확인되지 않은 전어 이야기는 제품의 기능적 우수성이나 맛보다는 담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거래가 성사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소비자들이 친밀감이나 존재감 혹은 평안함을 느끼고 감성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이야기’가 시장을 지배하는 키워드 중 하나라는 얘기다. 물론 품질은 기본이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가 앞으로 더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