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등 대기업들이 계열 보험사에게 여전히 퇴직연금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보험회사별 퇴직연금 내부(계열) 거래현황’을 금융감독원으로 제출받아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2011년 인수한 현대라이프생명은 퇴직연금사업자가 된 후 불과 2년만인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5513억원 중 89.9%에 달하는 4956억원을 계열사 물량으로 채웠다.

특히 롯데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계열사 물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0년 97.4%(1796억원) ▲2011년 95.8%인(4370억원) ▲2012년 93.9%(6725억원)로 가장 심각했으나 ▲2013년 69.1%(6107억원) ▲2014년 6월 현재 46.5%(4136억원)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계열사 물량 금액은 2009년 20억원에서 2014년 6월 현재 200배 이상 늘었다.

삼성 계열 보험사 VS 타 보험사 비교

생명·손해보험 합계, 단위:억원, %<자료=김영환 의원실>

삼성그룹의 경우는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대한 퇴직연금 몰아주기 비율이 5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현재 계열사 적립금은 삼성생명 6조806억원, 삼성화재 8763억원으로 총 6조9569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전체 적립금과 계열사 적립금을 보면 퇴직연금 사업자인 타 보험사 전체의 합계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삼성 계열 보험사들의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14조8119억원으로 다른 보험사 적립금 합계인 8조9851억원보다 높았다.

이에대해 김영환 의원은 “금융당국이 2012년 12월 퇴직연금감독규정을 개정해 퇴직연금 운용·자산관리에 대해서 계열사 적립금 비중 공시를 의무화하는 간접규제를 도입했다”며 “또 지난해 4월에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계열사간 거래를 완화하도록 유도했고, 이에 맞춰 업계는 계열회사의 퇴직연금 거래 비율을 2015년 3월말까지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결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룹차원에서 계열 보험사를 키우기 위해 퇴직연금을 몰아주고, 보험사는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간접규제와 업계 자율결의도 무색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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