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지난 상반기 ‘SK 바이킹 챌린지’를 통해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 3월 중 스토리 심사를 통해 면접대상자를 선정하고, 이후 개인별 15분의 PT 등으로 이뤄지는 ‘바이킹 오디션’과 ‘바이킹 면접’을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했다. SK측은 ‘바이킹형 인재 채용’에 대해 “자기 분야의 넘치는 끼와 열정을 바탕으로 기득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인재” 채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스펙과 무관한 신입사원 채용을 도입해 뛰어난 인재를 찾고자하는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스펙초월 인재영입 경쟁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삼성이나 SK등 대기업들은 SSAT나 SKCT 등 독자적인 인·적성검사를 통해 필요한 인재를 채용 과정에서 검증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이런 기준을 개발하기 힘들어 기존의 토익점수 등 스펙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스펙을 초월한 채용방식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우수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토익 스피킹 시험이 치러지는 모습<사진=뉴시스>

열린 채용 또는 스펙초월 채용은 오히려 구직자에게 혼란을 가중한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9월29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능력개발 중심의 채용문화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한국산업인력공단 김진실 팀장은 “최근 스펙초월 채용기조에도 불구하고 스펙 쌓기 열풍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스펙초월 채용의 명확한 평가기준이 부재하고, 기존의 채용방식에 비해 절차가 번거로우며 준비할 것이 더 많아 구직자를 번거롭게 하기 때문이다. 스펙초월 채용이 또다른 스펙을 조장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CS 기반의 스펙초월 채용 시스템을 개발하고,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시범적용을 시작했다.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국가직무능력표준)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소양 등의 내용을 국가가 산업부문별·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이다. 2002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올해까지 523개 분야가 개발돼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55개 학습모듈을 만들고 690개 훈련과정에 적용시킨 상황이다.

NCS 활용방안<자료=한국산업인력공단>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에 위치한 전자부품 표면 가공품 생산업체인 에스엔디이엔지(주)는 직원들에 대한 효율적인 교육체계가 정립되지 않고 경영·인사관리 분야에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컨설팅을 받았다. 이후 NCS를 활용해 교육훈련·인사관리·경력개발체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봉협상·승진 등에 NCS에 따른 역량진단 결과를 활용해 직원들의 능력개발에 대한 자율적 동기를 유발할 수 있었다. 체계적인 교육훈련도 도입해 생산성이 30% 정도 향상되고 전년 대비 매출이 약 2배 성장하는 효과가 있었다.

NCS 기반의 핵심직무역량 평가도구는 크게 직업상황, 직무능력, 행동중심의 세가지 컨셉으로 개발됐다. 실제 산업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능력평가, 기존 선발검사에서 측정하는 기초적인 인지능력이 아니라 실제 직무에 필요한 직무능력 확인, 특정 직무를 수행하는 직업인임을 전제로 한 행동 중심의 평가가 그것이다.

이를 토대로 개발된 평가도구는 지난 4월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남동발전 지원자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시행됐다. 6월에는 서부발전 지원자를 대상으로 두 번째 검사가 시행됐다. 직무평가 뿐만 아니라 상황에 맞는 면접평가도구도 개발돼 함께 시행됐다.  

정부는 NCS 활용을 확산시기키 위해 NCS 지원사업을 하반기 중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공모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다. 이미 개발된 NCS를 활용할 수 있는 기관을 중심으로 우선 선정해, 직무적성검사와 면접 등 채용에서부터 교육과정 설계에 이르기까지 기관별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공기관에서 NCS활용을 시작한 뒤 자연스럽게 민간으로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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