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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후’ 매출 순익 신인도 기업수명 높아진다 공시 등 부담불구 혜택 다양…기술성장기업 상장요건 유리

기사입력2014-10-02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거래소(사진)는 비상장 중소·벤처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상장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또 상장지원센터를 통해 상장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바이오기업인 엑서스바이오는 지난해 5월 코스닥 시장에서 228억원을 공모했다. 이 회사는 미국 현지공장의 자동화 부문 설비투자, 서울 마곡 산업단지 입주 등의 투자를 진행했다. 또 건강기능식품으로 유명한 내츄럴엔도텍은 지난해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공모자금은 212억원이었다. 이 회사는 상장 이후 ‘백수오 궁’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기업에게 상장은 다양한 이익을 가져다준다.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IPO EXPO 2014’에서 한국거래소 하종원 부장은 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대해 소개했다.

상장사는 비상장사에 비해 다양한 부담과 의무를 지게 된다. 상장을 하기 위해 필요한 수수료 비용은 오히려 작은 문제다. 공시책임이 발생하고, 사외이사와 감사선임에도 제약이 따른다는 점은 경영상 적지 않은 부담이다. 소액주주의 민원을 겪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상장에 따른 혜택이 더 크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상장을 시도하고 있다.

상장의 첫 번째 혜택은 자본조달이 원활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 사이 신규 상장기업의 공모현황을 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최소 160억원에서 최대 6223억원의 공모가 있었다. 평균 공모액은 2204억원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42억원부터 524억원까지 평균 182억원의 공모가 진행됐다.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간접금융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상장사는 자본시장으로부터 자금을 직접 조달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상장으로 인해 대외신인도가 올라가고 언론을 통한 홍보효과를 누리는 경우도 있다. 특히 해외진출이나 합작투자 등을 원하는 기업들은 경쟁력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대외신인도는 우수인재 확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1월 상장한 P사는 인재 채용시 경쟁률이 상장 전 25:1에서 상장 후 70:1로 올라갔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I사는 경쟁률이 40:1에서 350:1까지 상승했다. 상장사는 스톡옵션 등을 부여해 종사자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도 있다.

상장사들의 기업수명을 보면 상장이 기업 영속성과 상당한 연관이 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한국 상장기업 전체의 평균수명은 23.8년으로 국내 기업의 평균수명인 11년의 두 배에 달한다. 코스닥 상장기업은 16.7년, 코스피 상장기업은 32.9년의 평균수명을 보이고 있다.

한국기업 평균수명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그러나 상장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식요건과 질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상장요건은 크게 형식요건과 질적 요건으로 나눌 수 있다. 형식요건은 기업규모와 매출액 등 재무적 요건, 주식분산과 경과연수 등의 비재무적 요건으로 구성돼 있다, 질적 요건은 기업의 계속성, 경영투명성, 기업안정성, 기타 투자자 보호 등이 고려대상이다.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의 상장요건은 최근 3년 평균 매출액 700억원 또는 최근 매출액 1000억원이다. 이 요건을 달성했다는 것은 중소기업 요건을 초과했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중소기업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기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중소기업들은 대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 설립 후 3년 이상인 자기자본 30억원 이상의 기업은 다양한 이익규모 중 하나를 만족시키면 코스닥에 상장될 수 있다.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이상, 당기순이익 20억원, 매출 100억원 & 시총 300억원, 매출 50억원 & 매출액증가율 20% 중 하나를 만족해야 한다.

벤처기업은 일반기업에 비해 기준이 다소 낮게 설정돼 있다. ROE 5% 이상, 당기순이익 10억원, 매출 50억원 & 시총 300억원, 매출 50억원 & 매출액증가율 20% 중 하나를 만족하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

예외적으로 이같은 외형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에게 코스닥 시장 상장 기회를 부여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기술성장기업의 경우다. 기술성장기업은 경과연수 제한이 없고, 자기자본 10억원 이상이라면 이익규모와 관계없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

기업유형별 코스닥시장 외형기준 상장요건

<자료=한국거래소>

이 제도는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기술력과 성장성을 보유한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 도입됐다. 대상은 모든 업종의 벤처기업이며,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평가결과 A등급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기술성장기업 기준을 통한 상장은 지난 2005년 2개사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13개사가 상장에 성공했다.

세포치료제 업체인 T사는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이 63억원에 불과했으나, 향후 안정적인 매출과 양호한 원가상승률이 예상돼 상장을 승인받았다. 주력제품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양호환 원가율로 수익성이 우수했기 때문에 ‘영업계속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디스플레이 장비제조업체인 Y사는 직전연도 매출이 900억원에 달했으나 심사 당해연도 상반기 매출이 300억원 이하로 급감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결국 상장 승인을 받았다. 매출감소 원인이 외부적 요인이며, 하반기 수주 회복이 전망됐기 때문이다. 산업 특성상 수주 감소가 있더라도 ‘일시적’인 경우에는 영업 계속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비상장 중소·벤처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상장교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 상장지원센터를 통해 상장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