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인 김모 씨는 매일 아침 경기도 과천에서 서울 상암동까지 출근한다. 출퇴근에 1시간 이상 걸리지만 방송국은 서울에 밀집돼 있어 뾰족한 수가 없다.

김씨처럼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 취업자가 120만명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경기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취업자(2013년 하반기 기준)는 118만8000명으로, 경기도 전체 취업자 중 19.3%를 차지했다.

이 자료에서 특이한 것은 임금의 격차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취업자가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취업자 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민 중 경기도로 출근하는 사람의 월평균임금이 154만원인데 반해 서울 출근취업자의 월평균임금은 254만원으로 무려 100만원의 격차가 발생했다.

서울시민 중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우 월평균 임금이 181만원인 반면, 경기도로 출퇴근하는 경우의 임금은 231만원으로 역시 50만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서울과 경기 모두 경계를 넘어 출퇴근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임금이 높았다는 의미다.

한편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의 연령은 30대(30.7%), 40대(27.1%), 20대(20.0%)순으로 집계됐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서울에서 일하는 경기도민의 비율은 낮아졌다. 연구원은 10~30대의 경우 서울에서 일하는 경기도 취업자의 비중이 높고, 3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경기도에서 일하는 서울 취업자의 비중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구직자들도 자신이 원하는 직종에 취업할 수 있다면 현재 살고 있는 곳과 다른 지역에서도 취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지난 7월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구직자의 66.8%가 현재 살고 있는 곳과 다른 지역에서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다른 지역에서 취업을 하려는 이유(복수응답 가능)는 ‘현재 사는 지역에는 알맞은 구인정보가 없어서’(63.5%)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경기도의 일자리 자급률 제고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하반기 서울의 일자리 자급률은 114.5%인데 반해 경기도는 90%에 불과했다. 현재 경기도 내 일자리로는 경기도의 구직자 모두를 수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자료를 만든 이지혜 연구원은 이번 자료를 통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의 경우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젊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에 종사한다는 점을 감안해 경기도 내에도 젊고 매력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통근시간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 경기도 직장인들이 서울 출퇴근을 감내하는 이유는 지식서비스업, 금융업 등이 서울에 밀집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설법인도 서울에 집중되는 추세다.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2013 서비스업 신설법인 현황’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의 76.6%,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 서비스업의 63.8%,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법인의 52.7%가 서울에 신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