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반가량 동안 국내 10대 증권사가 낸 5만편에 가까운 리포트 중 ‘매도’ 의견은 3건에 불과한 반면, ‘매수’ 의견은 90%가 넘는 등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1년부터 2014년 7월까지 자본기준 국내 10대 증권회사 및 주요 외국계 증권회사의 애널리스트 리포트(조사분석자료) 발표 현황을 분석, 그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가 이 기간 중 발표한 4만8762건 중 매도 리포트는 대신증권이 발표한 3건이 전부였다. 나머지 9개 증권사는 매도 리포트를 단 한 건도 내지 않았다는 의미다.

대신, 대우, 미래에셋, 신영,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 삼성, 하나대투, 한국투자, 현대 등 10대 증권사는 이 기간 중 4만4578건(91.42%)의 매수 리포트를 낸 반면, 중립 리포트는 4181건(8.57%)에 불과했다.

이들 중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5대 증권사가 낸 총 2만7003건의 리포트 중 매도 의견은 없었고, 중립 의견도 11%인 2842건에 그쳤다. 나머지 89%에 해당하는 2만4161건은 매수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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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증권회사들은 국내 증권회사들과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같은 기간 14개 주요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국내 증권사들과 대조적으로 매도 의견을 내지 않은 곳은 1곳도 없었다. 이들이 낸 2만1222건의 리포트 중 매도는 1867건(8.8%), 매수는 1만3082건(61.64%), 중립은 6273건(29.56%)이었다.

김상민 의원은 이를 “구조적 요인에 의해 병들어버린 국내 증권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로 규정했다. 기업이 매도 의견을 발표하는 증권사의 기업탐방을 거절하고 회사채 인수업무를 의뢰하지 않는 등 위력을 행사할 수 있고, 해당 종목을 보유한 펀드매니저·기관투자자 역시 거래단절과 항의 등으로 증권회사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 감사직을 대부분 금융당국 출신 관피아가 쥐고 있는 현실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 의원은 금감원 자료를 인용해 국내 10대 증권사의 감사(위원) 중 6명이 금융당국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상당수가 계약직 신분으로 불안정한 고용환경에 놓인 애널리스트만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가 균형있는 리포트 발표 여건 조성을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데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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