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총수의 절반이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집행유예로 실형을 살지 않고, 그나마 대통령 사면 등으로 유야무야 마무리됐다.

5일 정의당 서기호의원이 최근 10년간 재벌총수일가의 형사재판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한 49개 그룹 중 재벌총수 있는 40개 그룹 중에서 최근 10년 동안 총수일가가 형사사건에 연루되어 유죄선고를 받은 비율은, 10대그룹 50%, 20대그룹 50%, 30대그룹 46.7%, 40대그룹 전체로 보면 40%에 이르렀다.

같은 자료에서 10대 그룹 중 총수일가에게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된 그룹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두산 등 총 5곳이며, 처벌을 받은 총수일가는 무려 9명, 범죄는 11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경제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혐의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들에 대한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선고가 이루어진 재벌총수일가의 형사사건은 모두 집행유예 결정이 내려졌고 이 때문에 복역을 한 사례는 없었다.

실형선고 후 형 집행이 이루어진 사례는 2012년 이후 △태광그룹 이선애(2012.12.20. 최종선고), △씨앤그룹 임병석(2013.6.13. 최종선고) △SK그룹 최태원, 최재원(2014.2.27. 최종선고) 등이다. 여기에 현재 대법원 재판 중인 이재현 CJ 회장 등의 사례는 제외했다.

한편 서 의원실은 사회·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특경가법 위반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일정 기간 동안 유죄 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다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실은 법무부 자료를 인용해 “2008년 이후 법무부 장관은 이러한 제재조치를 취한 사실이 단 한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법 위반 사례가 9건이나 되는데, 이를 단 한건도 제재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법무부장관이 그동안 재벌 총수일가가 해당 기업체의 이사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방치한 셈이라고 서 의원실은 평했다.

한편 서기호 의원은 “특경가법 취업제한 위반에 대하여 조치를 취해야 할 법무부장관이 직무를 유기하면서, 비리기업인에 대한 사면 등을 언급하는 부적절한 처사”라고 주장하면서,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인 사면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 및 특경가법 형량 강화 등 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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