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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보도 역외탈세자, 26%만 조사받아 박원석 의원 “국세청, 역외탈세에 미온적” 지적

기사입력2014-10-08 13:42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8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는 정의당 박원석 의원 ©중기이코노미

지난해 5월 독립탐사보도언론 ‘뉴스타파’의 보도를 통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된 182명 중 국세청이 불과 26%에 대해서만 세무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은 ‘뉴스타파’가 공개한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 설립 한국인 182명 가운데 올해 9월까지 48명의 역외탈세 혐의가 확인돼 세무조사를 실시, 탈루세액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추징세액은 총 1324억원이었다. 국세청은 이중 3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조세범처벌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조치했는데, 고발인원에 대한 추징세액은 823억원이었다.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해 5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해외 조세회피처에 법인을 설립한 한국인의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씨,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삼남 김선용씨, 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회장, 이수영 OCI회장 등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이 과정에서 해외 금융계좌 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박원석 의원은 8일 국세청 국정감사 자리에서 뉴스타파 명단에 포함된 주요 인사들의 세무조사 여부에 대해 질의했으나, 임환수 국세청장은 “개별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여부를 확인해줄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세무조사가 일부 인원에 대해서만 진행된 데 대해서는 “구체적 탈루혐의가 나와야만 세무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 역외탈세처에 금융계좌를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세무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세청은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뉴스타파 명단공개자 134명에 대해 계속 사후관리중’이라고 밝혔으나, 감사원은 올해 초부터 국세청의 조사가 부실하다고 판단해 특별감사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세청의 의지부족을 질타했다.

이 과정에서 임 청장이 “특별감사가 아니라 정기감사일 뿐”이라고 답했으나, 감사원 확인결과 정기감사가 아니라 특별한 목적을 갖고 비상시적으로 실시하는 감사가 맞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재산 국외도피 사건 접수 및 처리현황

<자료=박원석 의원실>

박 의원은 “11월에 발표 예정인 감사원 특별감사 결과 국세청의 부실한 조사행위가 최종 확인될 경우 국세청장은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역외탈세에 대한 국세청의 대응이 미온적”이라고 지적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제의 취지 등을 고려할 때, 혐의 사실이 포착된 이후 세무조사를 진행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라는 것이다.

또 “국세청의 이같은 태도는 국외에서 발생한 세원에 대해 과세당국의 입증이 쉽지 않다는 현실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며 “역외탈세의 입증책임을 조세불복을 제기한 당사자에게로 전환하고,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금액에 대해 미신고자가 증여받은 재산으로 추정해 과세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재산의 국외도피 사건 접수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재산 해외도피는 지난 2009년 32건에서 지난해 70건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