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적합업종 재지정을 놓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조정하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동반성장위원회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골판지상자, 떡(전통떡), 세탁비누 등 14개 품목이 지난달로 지정만료가 됐지만 아직 재합의가 이뤄진 품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요구 적합업종 재합의 요구품목 기간별 만료일

<자료=박완주 의원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이 중소기업청과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재지정 및 신규합의’를 분석,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77개 품목에서 재지정을, 대기업은 52개 품목에서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동반위는 지난 2011년 9월과 11월, 12월 모두 3차례에 걸쳐 82개 품목에 대해 중소기업적합업종을 지정해 3년간 운영을 거쳐 지난 7월 양측에 재지정과 해제신청을 받았다.

중소기업측은 그동안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던 세탁비누와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장류, 두부, 생석회, 녹차와 홍차 등 다류, 도시락, 국수와 냉면 등 면류, 블랙박스, LED 등을 재지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면 LG생활건강과 대상, 포스코켐텍, 아모레퍼시픽, 아워홈, 현대엠엔소프트 등 17개 대기업과 식품산업협회, 레미콘공업협회 등은 이들 중소기업적합업종을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신청은 품목별 재합의를 추진해 합의시 동반성장위원회 심의를 거쳐 적합업종으로 재지정 혹은 해제된다. 그러나 지난달 이미 14개 품목이 지정만료가 됐지만 아직까지 재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한 품목도 없다. 재합의 요구가 없는 5개 품목을 제외한 나머지 63개 품목은 오는 12월 만료된다.

따라서 박 의원은 “현재 합의가 예상되는 품목은 골판지, 인쇄물, 순대, 청국장 등 4개에 불과한데 연말까지는 82개 품목이 순차적으로 지정기간이 만료돼 신속한 재합의 추진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재합의(해제) 신청 품목

음영표시된 품목은 중소기업측에서 재합의 미신청<자료=박완주 의원실>

특히 중소기업측은 기업용 메시징서비스와 전문디자인, 무인경비, 수퍼마켓, 목재펠릿보일러, 계란, 음식료품, 담배중개업, 렌트카, 문구도매, 베어링 등 21개 품목의 신규지정을 요구한 상태다.

박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반위는 적합업종 재지정과 관련, 중소기업과 대기업 양측에 적극적인 중재보다는 합의를 유도하는 상황이어서 지정만료를 넘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적합업종 재지정을 앞두고 자율합의 등 일정자체가 지체되면서 중소기업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동반위가 중소기업·중소상공인을 위한 적합업종 제도의 유지와 강화를 위해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