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의 이러한 매각 계획은 홈앤쇼핑 설립 인가 당시 방송통신위원회가 내건 지분매각 금지 조건을 정면으로 뒤엎는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전정희 의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기청 국정감사에서 “중기청이 중소기업유통센터가 보유한 홈앤쇼핑 지분을 매각해 제7홈쇼핑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방통위의 매각 조건에 위배되는데다 중기전용 홈쇼핑의 공공성 훼손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홈앤쇼핑의 주요 주주와 지분율은 △중소기업중앙회 32.93% △중소기업유통센터 15% △중소기업은행 15% △농업협동조합중앙회 15%다. 전 의원이 중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내부문건 ‘공영 홈쇼핑 설립을 통한 창조·혁신제품 시장진출 방안’에 따르면 중기청은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출자 지분 15% 중 일부를 매각해 제7홈쇼핑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중기청은 제7홈쇼핑 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두 가지 안을 고려 중이다. 1안은 중소기업유통센터 내 TV홈쇼핑 사업본부를 신설하는 것이며 2안은 중기유통센터와 농협경제지주회사가 공동으로 TV홈쇼핑 신규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문제는 1안과 2안 모두 홈앤쇼핑이 설립 인가 당시 방통위가 내건 지분 매각 금지 조건에 위배된다는 점이다. 

 

방통위는 지난 2011년 6월 (주)쇼핑원(홈앤쇼핑의 옛 법인명)에 대한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을 내주면서 “홈쇼핑 방송채널사용사업을 유지하는 동안 주요 주주의 주식 또는 지분 처분 시 방통위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면서도 “주요 주주는 승인장 교부일로부터 5년 동안 상속·법원판결 등 방송통신위원회가 인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식 또는 지분을 처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조건을 달았다.

전정희 의원은 “이는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의 특성을 감안, 대기업 등에 매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주요 주주 중 누구라도 지분을 임의로 매각할 경우 홈쇼핑 운영의 적정성 및 공공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중기청은 신규 홈쇼핑 설립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기타 주주의 지분을 정부가 인수해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부터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청의 제7홈쇼핑 설립을 위해서는 미래부와 기재부의 특혜성 승인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 역시 문제로 거론됐다. 중기청이 제7홈쇼핑 설립을 추진하려면 미래부의 공영홈쇼핑 사업자 특별승인 및 홈앤쇼핑 지분 매각 승인이 필요하다. 또 기재부로부터 홈쇼핑 운영을 위한 최소 인력 채용 승인(1안) 혹은 공공기관의 신규법인 재출자에 대한 승인(2안)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한정화 중기청장은 국감장에서 “기존의 홈앤쇼핑은 아무리 강화해도 창조적인 혁신 제품이 들어갈 여지는 부족하다”며 제7홈쇼핑 설립 이유를 전제한 뒤 “(제7홈쇼핑 설립 추진과) 공공성과는 별개 문제”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