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적합업종제도, 통상마찰 우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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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적합업종제도, 통상마찰 우려 없다” 중기청 “가능성 높아” vs 오영식 의원 “공익정책 인정받아”

기사입력2014-10-11 00:1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10일 국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청 국정감사 모습 ©중기이코노미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법제화할 경우 통상마찰의 우려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의원은 10일 중소기업청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국제 통상마찰 발생 가능성을 우려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중기청의 주장에 대해 “사실상 허위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오 의원에 따르면 중기청은 적합업종 제도 법제화에 대한 오 의원의 질의에 대해 “국제 통상마찰 발생 가능성이 높고, 사업이양 대기업에 대한 보상 등에 과다한 정부 재원이 소요되는 점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현행 법률에도 강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보다 현행 제도의 내실화가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오 의원은 이미 지난해 4월 “중소기업·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법안의 주요내용은 적합업종 제도 운영주체를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중기청으로 변경하고, 대기업의 사업이양 강제와 사업이양 대기업 보상근거 마련 및 벌칙 부과 등이다.

이는 적합업종 권고내용 대부분이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을 현상유지하도록 하는 ‘확장자제’여서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적합업종 지정 100개 업종의 권고유형을 보면 확장자제가 54개로 가장 많은 반면 사업축소는 37개, 사업이양 2개, 진입자제 유형은 7개로 조사됐다.

중기청과 정부는 적합업종 법제화 시 통상마찰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뚜렷이 밝혀왔다. 그러나 오 의원에 따르면 GATS(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위반으로 WTO에 제소된 사례는 WTO 출범 이래 20여년이 넘는 동안 5건밖에 되지 않으며, 제소된 사건 중 피제소국의 국내규제가 GATS 위반 사례로 인정된 사례는 겨우 2건에 불과하다.

피제소국의 국내규제가 GATS 위반으로 인정된 사례의 내용을 보면 피제소국 시장에서 동종의 사업을 하고 있는 제소국의 기업을 관세, 수입허가절차, 수입물량, 서비스가격 결정권 등에서 구체적으로 피제소권 기업과 차별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예를 들어 EC가 과거 식민지국가였던 아프리카 국가에 대해 보상이라는 정치적 고려에 따라 바나나 수출국을 3개 섹터로 구별해 섹터의 그룹국가별로 관세와 수입물량, 관련된 수입면허의 제한 등을 차별하다가 제소된 바 있다. 또 멕시코의 경우 국제통화 접속요금 결정을 국내 독점 통신사업자가 결정하면서 다른 통신사업자들도 독점적 구조로 결정된 접속요금을 적용받도록 했다가 제소되기도 했다.

따라서 적합업종 지정 조치가 GATS의 개별 조항에 저촉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이런 규제조치가 WTO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인 “합리성, 객관성, 공평성”을 상실한 것인지를 검토한 뒤 그 결과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적합업종의 법제화로 인한 통상마찰을 단정할 수 없다는 게 오 의원의 주장이다.

또 GATS의 예외규정으로 인정받을 경우 정당한 조치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WTO GATS 규정은 “공중도덕을 보호하거나 또는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에 해당할 경우 일반적 예외규정에 따라 정당한 조치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의원은 “WTO는 US-Gambling에 대한 상소기구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 도박 및 내기 서비스의 공급을 규제, 금지한 미국의 관련 국내법 규정은 제14조 규정상 공중도덕을 보호하거나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며 “적합업종 지정도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 적정 소득분배의 유지,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 남용 방지, 경제 민주화, 중소기업의 보호육성 등 경제 영역에 있어서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당한 국가정책으로 GATS 제14조 일반적 예외조항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오 의원은 “‘중소기업·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