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ist’s Indictment Fuels Concern About Press Freedom in Korea(언론인 기소, 한국에서의 언론자유 우려에 기름을 붓다). 자본주의 국가 대한민국 정부와 대기업이 경전처럼 떠받드는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자로 낸 기사의 제목이다. 세월호 참사가 나던 날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 의혹을 제기한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이 한국 검찰에 기소되면서 나온 우려를 전한 기사다. 같은 날 경향신문은 미국 정부가 이번 기소에 대한 우려에 가세했다고 전했다. “한국 검찰의 수사를 초기 단계부터 주시해오고 있으며, 우리는 연설과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지지한다”는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도 인용했다. “대통령의 명예를 지키려고 국가의 명예를 추락시킨 결과”라고 말한 국내 외교 전문가의 발언도, “극우지 산케이를 영웅으로 만들어준 어리석은 조치”라는 관계자의 평도, “국제적인 망신”이라는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의 말도 함께 실었다.
문제가 된 가토 전 국장의 기사는 사실관계에 입각하지 않은 채 한 국가의 수반을 ‘황색 저널리즘’의 객체로 추락시킨 혐의가 짙다. 그러나 이것이 형사 기소까지 몰고 갈 사안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월호 참사는 긴급 중에서도 긴급의 사안이다. 사고 직후 초동대처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는 세월이 흐르면서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일분일초가 억겁처럼 중요한 그런 중차대한 시점에 대통령의 부재 이유를 따져묻는 것은 언론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허위’의 사실을 적었다고 해서 그것도 ‘죄질이 나쁜’ 내용이라고 해서, 이러한 사안을 기소까지 몰고 가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따르는 일이다. 당장 일본 정부가 언론침해라며 반발했고, 일본 내에서도 가장 ‘균형잡힌’ 시각을 견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사히신문조차 “정권의 뜻에 맞지 않는 것을 쓴 기자를 압박하는 행위는 권력 남용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검찰이 이대로 기소를 단행할 경우 국제사회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크게 의문시할 것”이라는 내용을 사설로 냈다. 당사자국이 아닌 월스트리트와 미국 정부의 반응은 위에 적은 바와 같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대통령의 모독을 막는다며 국가와 국민이 치러야 할 대가다. 이번 사태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국격’은 상당 부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비롯한 각국의 우경화·국수주의 경향에도 대꾸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무엇보다 ‘외신까지 기소하는 판에 국내 언론 쯤이야…’로 시작되는 언론의 ‘자체검열’ 강화는 우리나라 언론의 시계바늘을 뒤로 돌려놓을 수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언로를 막는 행위는 자칫 민주의식의 쇠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검찰의 신중한 대처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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