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키노엔터테인먼트>

누군가 “그것을 했다더라”는 얘기만 있을 뿐, ‘그것’을 행한 여성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왜 암암리에 행해지는지, 왜 그녀들은 원치 않는 상태에 놓여 그것을 감행해야 했는지, 그날 이후 그녀들의 심신은 괜찮은지…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다.

이 영화 ‘자, 이제 댄스타임’(연출 조세영, 배급 키노엔터테인먼트)이 뉴욕에서 열리는 첼시영화제(Chelsea Film Festival)에 공식초청됐다. 실제 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들의 인터뷰를 통해 낙태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한국사회에서 흔치 않은 소재를 용감하게 다뤘다.

소재보다 더 크게 주목 받은 것은 ‘그녀들’의 용기와 거기서 새 나오는 아름다운 감동이다. 영화 시작 후 15분, 모자이크 처리 된 채로 진행되던 출연자들의 인터뷰에서 뿌연 모자이크가 서서히 벗겨지며 그들의 얼굴이 생생히 드러난다.

모자이크 뒤의 목소리들이 환한 조명 아래 하나씩 하나씩 얼굴을 드러내는 장면은 놀라운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는 평이다.

출연자들을 배려한 제작진의 선택도 돋보인다. 출연자들을 모두 ‘단 한 번’씩만 인터뷰했단다. 조세영 감독은 “(작업을 위해) 출연자들을 괴롭히”고 싶지 않았다며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게 하고 싶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독립영화계의 송강호’ 송삼동의 활약도 좋다는 평이다. 뛰어난 연기력과 그만의 스타일로 매번 새로운 연기변신을 보여준 그가, 이 영화에서는 여자친구 지혜에게 스킨십을 조르는 철없는 취업준비생 남자친구로 분했다.

이 영화는 2013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국제경쟁부문 대상(흰기러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이미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뿐 아니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인권영화제 등 여러 국내 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이 영화는 중국 시안에서 열리는 제1회 실크로드국제영화제(Silk Road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 초청되는 등 해외영화제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한편 지난 8월 독립예술영화관들을 중심으로 한 극장상영이 종료된 본 영화는 소규모 단체 상영 형태인 ‘함께하는 상영’으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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