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연금체계가 세계 25개국 중 24위라는 씁쓸한 평가를 받았다.

14일 글로벌 퇴직연금컨설팅사 머서와 호주금융센터가 발표한 ‘멜버른-머서 글로벌 연금지수(Melbourne Mercer Global Index, MMGPI)’에 따르면 한국은 종합지수 43.6점으로 D등급 판정을 받았다.

한국의 연금지수 순위는 조사대상 25개국 중 24위로 지난해 이어 최하위권이다. 조사기관 측은 은퇴 전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비율을 뜻하는 ‘소득대체율’과 가계저축률 감소가 지수 하락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한국 연금체계를 발전초기단계로 보고 있다. 한국 연금체계의 개선사항으로는 △퇴직연금 도입의 가속화 △저소득층 연금가입자에 대한 지원 확대 △사적연금의 연금 지급 비중 의무화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중간정산 금지 △정년연장 및 적립률 상향을 통한 연금 자산 증대 △사적연금제도의 거버넌스 요건 강화 △연금제도 가입자 의사소통 강화 등이 꼽혔다.

조사국 중 1위는 종합지수 82.4점을 받은 덴마크가 차지했다. 덴마크는 연금체계 평가 국가들 중 유일하게 A등급을 받았다. 머서코리아 측은 “안정적인 재원과 함께 타당한 연금보장범위, 높은 수준의 자산 및 분담금, 적정한 급여액, 사적연금제도 발달” 등이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MMGPI는 은퇴 후 지급하는 연금의 ‘적정성’, 연금시스템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사적연금체계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운영 요건의 ‘완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공적연금, 사적연금뿐 아니라 연금제도 이외의 개인 자산과 예금도 고려사항에 넣는다.

지난 2009년 출범 당시 11개국을 대상으로 했던 MMPGI는 현재 전 세계 인구의 60%에 해당하는 25개국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한국은 첫해부터 조사 대상에 포함됐으나 성적은 저조한 편이다. 2012년에는 18개국 중 16위, 2013년에는 20개국 중 18위를 차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