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걸 의원이 공개한 서울본부세관의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 과제제안서에는 6년간 총 75억원의 구매계획이 포함돼 있다. 이 약속을 믿고 중소기업은 20억원을 들여 신제품을 개발했으나, 관세청은 총 3억8000여만원을 구매하고 사실상 구매를 종료했다.   ©중기이코노미

서울본부세관   ©중기이코노미

2010년 서울본부세관이 중기청에 과제제안을 한 뒤 2011년 1월 최종 과제로 선정됐고, 이에 따라 중기청은 2011년 5월 중소기업 A사를 개발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중기청이 지원한 국비 5억원에 A사가 자체투자한 20억원 등 25억원을 들여 2012년 5월 시스템 개발이 완료됐다.

당초 서울세관은 과제제안서와 자발적 구매협약 동의서를 통해 개발된 신제품의 구매를 약속했다. 류 의원이 공개한 과제제안서에는 향후 6년간 총 250개 제품에 대한 75억원의 구매계획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서울세관은 약속과 달리 A사 제품을 서울본부세관과 서울 6개 면세점에 설치하면서 3억8000여만원만을 구매한 뒤 구매를 사실상 종료했다. 당초 계획상 시험사업 부분에 대한 구매만 이행한 셈이다.

이에 대해 김낙회 관세청장은 “해당 제품은 불법 반출에 대한 사전검색 용도로 개발한 것이며, 불법반출을 사전에 확인해서 통제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곳이 면세점으로, 면세점을 통해 해당 제품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또 “나머지 다른 부분에 대해 확대하는 것은 개발된 제품의 효용성을 파악해서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류 의원은 “그 얘기대로라면 면세점만 사용하고 다른 부분은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라며 “제안서에 명시한 대로 구매해야 한다. 이걸 믿고 중기청, 국가가 공식 공고하고 중소기업이 응모해서 제품을 개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   ©중기이코노미

서울본부세관이 제시한 구매약속은 이 기준을 충족해 수요처 등록이 가능했지만, 실제로 이를 이행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제기된 것이다.

류 의원은 “정부는 내수활성화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정부기관이 중소기업의 기술력 확보와 판로 선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경우는 없어야 할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원격감시시스템을 개발한 중소기업과 원만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그 결과를 보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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