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청주시 테크노폴리스 조성사업 예정지 주민이 청주시의회를 항의 방문해 조속한 사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충청북도 청주시가 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수요조사를 졸속으로 처리하고 미분양분은 시가 매입하기로 사업자에게 약속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이같은 산단의 무분별한 조성이나, 공원·공연장 등의 중복 추진으로 재정건전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5~6월 지자체의 주요사업 예산 편성 및 집행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청주시 등 5개 지자체가 총 사업비 1조3056억원 규모의 산단 조성사업 6건을 추진하면서 입주수요 조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거나 수요보다 과다한 규모로 조성 중인 점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중 ‘청주테크노폴리스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은 면적 152만㎡, 사업비 6438억원 규모의 청주시 역점사업이다. 시는 이를 추진하면서 분양시기나 분양가격은 조사하지 않고 단순히 희망 분양면적만을 조사하는 등 수요조사를 부실하게 진행했다. 특히 산업용지 미분양시 청주시에서 최대 1773억원까지 매입해 주기로 사업시행자에게 약속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향후 미분양 발생시 지방재정의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등 6개 지자체는 3조8745억원 규모의 문화·관광 시설사업 7건을 추진하면서 투·융자 심사를 받지 않거나 유사·중복 시설 설치를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 중인 국립아트센터와 용도 및 규모가 비슷한 2629억원 규모의 오페라하우스 건립사업을 중복투자 검토 없이 추진했다. 민간기업의 기부금 1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비의 구체적 조달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680억원에 이르는 부지매입 비용도 사업비에 넣지 않은 채 안전행정부의 투·융자 심사 없이 사업을 추진했다.

서울시 등 4개 지자체는 타당성 조사를 부실하게 하거나 투·융자 심사 등 관련 절차를 밟지 않은 채 6건(총 1344억원)의 공원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20년 이상 장기 미집행된 공원용지가 91㎢에 달하는데도 공원용지로 지정돼 있지도 않은 강서구 수명산에 면적 4만㎡, 사업비 335억원 규모의 근린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또한 경상남도 등 12개 기관은 관련 규정에서 정한 기준을 초과하거나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 없이 총 1조2067억원 규모의 지역개발사업 14건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와 관련해 안전행정부 등 31개 기관에 주의와 사업 재검토 등을 요구하는 등 총 54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밝혔다.<뉴시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