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행위 처분을 받고도 그해 공정거래등급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던 기업이 사라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일 협약평가위원회에서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협약 절차·지원 등에 관한 기준’ 개정안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협약체결기업이 위법 행위를 했을 시, 행위에 대한 처분 당시의 이행평가에 위반 사실을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는 법위반 사실에 대한 처분을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반영하고 있었다. 가령 A 기업이 2011년에 범법행위를 저지르고 2012년에 처분을 받으면 2011년 평가 점수에 이를 반영하는 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2012년에 처분을 받고도 그해 공정거래협약 평가에서는 ‘우수’ 판정을 받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 공정위는 기업 위법 행위에 대한 감점폭도 확대한다. 위반 기업이 ‘경고’를 받을 시 기본감점을 1점에서 3점으로 늘렸다. ‘시정명령’의 경우 기본감점을 5점에서 15점으로, ‘과징금’은 10점에서 20점, ‘고발’은 12점에서 25점으로 감점 폭을 확대했다. 

대기업의 임직원이 협력사와 관련해 뇌물수수, 배임, 청탁 등을 한 ‘동반성장에 반하는 행위’는 기본감점을 5점에서 10점으로 늘렸다.

협약평가 결과에 따른 인센티브 사항에도 변동이 생겼다. 공정위는 매년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협약 평가를 실시한 뒤 ‘최우수’ ‘우수’ ‘양호’ 등급으로 나눠 직권·서면실태조사 면제, 하도급거래 모범업체 지정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왔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우수기업의 서면실태조사 면제 인센티브는 폐지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거래시책 추진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해당 인센티브를 제외시켰다고 공정위는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협약이행 의지가 약화되지 않도록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 공표 면제 등의 인센티브를 추가하고 동반성장지수 우수 기업에 대한 직권조사 면제 인센티브를 확대하기로 했다.

㈜KT, SK C&C㈜, ㈜LG하우시스 등 하도급법 위반으로 처분을 받은 3개 기업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취소하기로 했다. KT와 SK C&C는 2013년 공정거래협약 및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 직권·서면실태조사 1년 면제 및 공정거래위원장 명의의 표창 자격 인센티브를 받았으며, LG하우시스는 서면실태조사 1년 면제 및 공정거래위원장 명의의 표창 자격 인센티브를 받은 바 있다.

이들 기업의 인센티브가 취소됨에 따라 공정위는 현재 실시중인 2014년도 하도급거래 서면 실태조사에 조사대상 원사업자로 KT, SK C&C, LG하우시스를 포함시켜 하도급 거래실태를 점검한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위법 기업에 대한 실효성 있는 조치가 가능해졌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