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주범 자진신고로 과징금 1조 감면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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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주범 자진신고로 과징금 1조 감면받아 자진신고자 감면제도 악용…공정위 속수무책

기사입력2014-10-20 16:29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자료=유의동 의원실>

담합을 자진신고하면 과징금을 감면해주는 리니언시 제도를 악용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대책이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유의동 의원이 공정위 국감 자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정위가 자진신고를 통해 과징금을 부과한 담합사건 103건 중 자진신고로 인한 과징금 감면액이 1조38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문제는 과징금을 회피하는 먹튀기업이 속출하는 등 기업들이 리니언시를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5년간 무려 38건에서 감면액이 최종부과과징금을 초과했다.

감면액으로 추정컨대 자진신고로 감면을 받은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인 셈이다. 시장점유율이 높고 담합을 주도한 주범들이 자진신고를 통해 빠져나가고 담합에 수동적으로 가담한 종범들에게만 과징금이 부과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유 의원은 공정위가 자진신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최근 5년간 적발한 담합사건 133건 중 77.4%인 103건이 자진신고를 통해 적발했다. 특히 2011년에는 자체 조사를 통한 적발이 2건에 불과했고, 지난해에도 총 28건 중 5건을 제외한 23건이 자진신고를 통해 적발한 사건이었다.

과징금액 기준으로는 2009년부터 최근 5년간 공정위가 부과한 담합과징금 중 자진신고 감면 적용사건 과징금 부과액이 무려 90.1%(1조784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의동 의원은 “갈수록 교묘해지는 카르텔 적발을 위해 리니언시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은 일부 인정하지만, 과징금을 회피하는 먹튀기업이 속출하는 등 기업의 도덕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공정위가 제도정비를 통해 리니언시 이외 효과적인 담합 적발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