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후속대책을 발표하며 고용률 70%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 퇴직한 장년층을 고용시장으로 끌어오겠다는 의도는 그럴 듯하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게 많다.  

지난 15일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공공부문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3000개 확대하는 한편, 시간선택제 근로자들이 사회보험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2015년부터는 시간선택제 근로자도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퇴직연금에서도 전일제 근로자와 차별을 받지 않게 된다. 

정부의 개정안대로 시간선택제 일자리 제도가 정착된다면 시간선택제 근로자들도 전일제 근로자들만큼 사회보험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사실상 아르바이트와 다를 것이 없지 않느냐는 비판이 번번이 나왔던 만큼, 개선안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인다.

다만 전일제 근로자를 시간선택제로 전환할 시 정부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기존 전일제 근로자를 시간선택제로 전환하는 사업주에 대해 총 40억원 규모로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시간선택제 근로자에게 근로시간 비례임금보다 추가로 임금을 지급한 기업은 월 50만원 한도에서 1년간 전환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또 정부는 전환형 근로자의 인사·노무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1인당 월 20만원씩 1년간 지원하며, 시간선택제 전환으로 대체 인력을 채용할 시 발생하는 인건비의 50%를 정부가 보장해주기로 했다.

전일제 근로자를 시간선택제로 전환시키는 기업에게 ‘장려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애초에 이 제도가 근로자를 위한 것이었는지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 당초 정부는 시간선택제일자리를 소개하면서 △근로자의 자발적 수요 △근로조건 보장 △전일제와 균등한 처우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첫 번째 원칙으로 삼았던 게 근로자의 자발적 수요인데, 정부 개정안대로라면 기업의 필요에 의해 전일제 근로자를 시간제로 전환하는 사례도 충분히 가능하다.

정부가 기업에 돈을 쥐어주면서까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늘리려는 것은 고용률 견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는 ‘2017년까지 고용률 70% 달성’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천명했다. 2013년 8월 64.6%였던 고용률은 2014년 8월 65.7%로 1.1%p 상승했다. 고용률 올리기가 쉽지 않자 전일제 일자리 쪼개기라는 편법으로 고용률을 끌어올리려는 게 아니냐는 심증을 지우기 어렵다.

중요한 건 고용률 70%라는 산술적 통계가 아니라 일자리의 질이다. 전일제 일자리 1개를 토막 내 2명의 시간제근로자가 하게 만드는 건 일자리 정책이 될 수 없다. 정부는 숫자놀음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시간제·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 개선, 근로시간 단축 등 법정 근로조건 준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