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라오스 거래소 투자가 매년 10억원 이상의 눈덩이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투자가 사실은 다른 나라 투자를 위한 보고서에 이름만 바꾼 타당성 보고서에 기초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습게도, 이 보고서가 베껴 쓴 원본이라 할 표절 대상 보고서로 투자한 캄보디아 건도 적자행진을 기록중이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라오스 거래소 설립을 앞둔 지난 2008년 ‘라오스 증시 설립 현지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2007년 7월에 나온 ‘캄보디아 증시 설립 용역보고서’의 후반부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거래소   ©중기이코노미

보고서의 나머지 부분은 라오스의 일반 개황인데, 이 역시 대부분을 라오스 대사관의 2005년 자료를 그대로 복사해 붙였다. ▲라오스 증시 설립과는 무관한 산업경제 개황 등 10 페이지가 넘는 분량은 이 자료, 그것도 2005년에 나온 자료를 그대로 퍼왔다. ▲정치외교 개황도 역시 같은 자료를 긁어오면서 각료 이름만 최신분으로 교체했다.

본론이라 할 20페이지 분량은 캄보디아 거래소 투자를 위한 외부 위탁용역 보고서 ‘캄보디아 증시 설립 용역보고서’를 그대로 가져왔다. 캄보디아라는 단어만 모두 라오스로 교체했다. 이 의원실은 “두 보고서의 내용이 완전히 동일하며, 라오스 보고서에는 끝에 두 단락 정도가 첨부됐다”고 밝혔다.

더욱이 한국거래소는 이 표절 보고서 작성을 위한 출장비로만 무려 1745여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총 11일간 임원 1인, 팀장 1인, 과장 2인, 대리 1인 등 5인이 투입된 것으로 돼 있다. 5명의 항공료로 798만원, 체제비로는 947만원을 썼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한국거래소는 2011년 총 1200만달러을 투자해 라오스에 거래소 신설을 합작지만, 라오스거래소(LSX)는 상장사 달랑 3개로 파리를 날리고 있다. 수익은커녕 2011년 4.9억원, 2012년 12.4억원, 2013년 12.8억원으로 적자규모를 키우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2012년 총 900만달러를 들여 캄보디아에도 같은 투자를 했다. 캄보디아거래소(CSX) 역시 개점휴업과 마찬가지다. 상장사는 달랑 2개. 2012년 0.4억원으로 적자가 시작돼 지난해에는 2.1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올해 우즈베키스탄과 600만달러 상당을 투자한다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재 미얀마, 태국, 베트남 등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라오스 및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일이 또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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