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의 ‘커피콩시계’가 수일 째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올라 있다. 지난 토요일 MBC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400회 특집에서 유재석이 착용하던 시계의 별칭이 바로 ‘커피콩시계’다. 디자인이 무척 특이하지도 않고, 엄청난 고가의 명품 시계도 아니다. 오히려 가격은 4만원 가량에 불과하다. 톱스타인 유재석이 이런 저가의 시계를 찬 것에 대해 “수수하다”는 일부 팬들의 반응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계가 화제가 된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이 시계는 ‘모먼트워치’사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수익금 중 30%를 몽골 고아원과 필리핀 태풍 피해지역에 기부할 수 있다. 제품 구매와 동시에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무한도전 방송 직후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는 한때 접속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물론 유명 연예인들이 착용한 옷과 신발, 시계 등이 소위 ‘완판’ 사태를 겪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커피콩시계의 경우는 여타의 완판 사례와 좀 성격이 달라 보인다. 무한도전과 유재석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덕에 소식이 빠르게 전파된 것은 사실이지만, “동참하고 싶다”는 마음을 이끌어 낸 것은 물건에 내재된 스토리다. 착한 실천에 동참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
마케팅과 착한 실천에 동참해 달라는 메시지가 결합된 상품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이미 공정무역 커피는 한국에서 확고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가난한 커피농가에서 커피를 구매할 때, 다국적기업과 달리 제값을 쳐주고 이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공정무역 커피 소비에 담긴 착한 실천이다. 커피콩 자체의 거래뿐만 아니라 공정무역 커피콩만을 이용하는 카페도 성업 중이다.
공정무역은 커피를 넘어 초콜릿 등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공정무역 제품들이 정말로 공정한 지를 검증하는 국제기구인 공정무역 인증기관에서는 공정무역 인증마크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름만 공정무역이고 실제로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생색만 내는 중간상인이라는 폄훼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착한 실천 상품들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소비자들의 동참을 호소할 수 있는 착한 실천 상품시장의 확대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어떤 실천에 대한 동참을 호소하느냐다. 마케팅 관점이 아니라 세상을 좀 더 공정하거나 모두가 살기 좋게 바꾸게 싶다는 실천을 찾아내고 이를 좋은 제품 판매로 연결해 낸다면, 여기에 동참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런 착한 실천 소비자들은 이미 많다. 착한 실천을 내세운 인상적인 기업이 나타날 지가 기대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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