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업체들을 상담하다보면, 자금조달 문제가 기업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인사노무, 특허, 세무 등의 문제는 시간을 갖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 있지만, 자금은 이슈가 있을 때 적절한 시기에 바로 융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매출을 늘리거나 아이템을 개발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려면 은행 문을 두드려야 한다. 금융기관들은 현재의 재무등급이나 담보여력을 평가해서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업종에 따라 지원하는 폭이 매우 다르다. 은행 본점에서 산업경제동향에 따라 제한업종·관리업종 등을 파악해 ‘대출업무를 진행하는데 이런 업종을 주의하라’는 내용을 각 지점에 매년 보낸다. 만일 회사가 관리업종이나 제한업종에 해당되면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지원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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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담보여력이 부족하거나 혹은 기술력이 있다면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고 있으나 이 또한 보증기관의 내부평가 지침에 따라 선별 지원하기 때문에 우선지원대상이 아니거나 기존에 지원을 받은 업체라면 자금을 지원받기가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얼마 전 한 업체로부터 상담 요청이 들어왔다. 서울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우 및 돼지고기를 가공해 납품하는 농업법인이다. 이 업체의 경우 매출은 어느 정도 나오고 있으나 담보여력이 없고 기존에 신용보증기금을 이용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 업체는 추석을 대비해 매입량이 많아지며 자금이 일시적으로 필요했지만 재무등급이 좋지 않고 담보여력이 여의치 않아 자금 조달이 힘든 상황이었다. 또 은행이나 보증기금에서 우선지원하는 업종도 아니었다. 하지만 방법은 있었다. 올 7월7일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법 시행령이 개정·시행돼 이 업체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이하 농신보)은 농림수산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금이다.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과 유사하다. 담보력이 적은 농림수산업자에게 신용보증서를 발급함으로써 농림수산업 발전에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대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방에 있는 1차산업을 대상으로 농업인이나 어업인, 임업인 등에게 주로 농림수산업자금이나 농자재 구입자금, 판매선도금, 구매미수금 등을 지원한다. 법인업체로는 농업법인이나 영농법인을 대상으로 지원했던 기금이었다.

그러나 지원대상이 극히 제한적인데다 홍보도 많이 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다. 도심지역에 있는 관련 업체들도 모를 뿐 아니라, 은행원들도 취급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신보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시행령이 개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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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에 따르면 농림수산업에 종사하는 개인, 단체 또는 법인으로서 농림수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는 보증이용이 가능하다. 농업인, 어업인, 임업인, 원양어업자, 농업기계 사후 관리업소, 농림수산단체, 농림수산물 유통·가공업자, 농림수산물 등의 수출업자, 농림수산용 기자재 제조업자, 천일염제조업자 등이 지원대상이다. 금융기관에서 대출금을 연체중이거나 법인 대표자가 신용관리대상자에 해당하는 경우 등은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기금의 설립 및 운영취지에 맞지 않는 사업의 경우도 제한된다.

일반보증, 우대보증, 특례보증 등 다양한 형태의 보증이 운용되고 있다. 일반보증은 농어업인의 영농업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일반적인 보증이다. 우대보증은 우대보증 대상자에게 일반보증과는 별도의 한도를 부여하고, 보증 심사기준을 완화해 지원한다. 농어촌발전선도농어업인 신용보증, 청·장년 귀농(어)창업 신용보증, 농어업 전문교육 이수자 신용보증, 농어업종사 다문화가족 신용보증 등이 있다. 특례보증은 정책적으로 지원하며, 별도 한도를 부여하고 보증지원기준을 완화한 보증이다.

보증한도는 개인의 경우 최대 10억원까지, 법인은 15억원에서 특별한 경우 최대 30억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농신보의 신청절차는 보증서를 받는 절차와 똑같다.

무엇보다 이번 개정의 가장 큰 취지는 지방에 편중돼 있던 대상을 도심지역의 해당업체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한 것이다.

영농조합이나 농업법인을 제외하고는 신청대상이 까다롭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회사가 지원대상에 해당되는지와 한도는 얼마나 나오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 후 신청하는 것이 좋다. 지원대상 업체라면 이번에 확대된 농신보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기업자금지원센터 신성범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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