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쇼핑몰 출점후 인근 소상공 월매출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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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쇼핑몰 출점후 인근 소상공 월매출 절반↓ “의무휴업 위반 시 과징금 등 실효 제재수단 강화해야”

기사입력2014-11-07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대형쇼핑몰 인근 중소상인들의 매출액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의 대형 쇼핑몰 타임스퀘어 ©중기이코노미

대형 쇼핑몰에 대한 의무휴업 등의 규제를 현행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면서 인근 소상공인들의 월평균 매출액이 1348만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연구원과 중소기업학회가 공동 주최로 5일 개최한 ‘소상공인 생업망 보호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노화봉 조사연구실장은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 명령 위반 행위에 대해 과징금이나 이행 강제금 등 실효성있는 제재수단을 강화하는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 실장은 또 “대형소매점 규제 필요성을 주민의 안전과 건강, 환경, 교통, 주변상권에 대한 영향 등을 고려한 ‘도시관리’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보편적 가치 확보 및 실효성 제고를 위한 계획적 규제로의 전환 검토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상권관리제도’를 도입해 상권구성원들이 관리기구를 구성·협약을 체결해 상권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성화 사업을 촉진토록 유인하자”고 제언했다. 또 소상공인 개인의 역량강화와 인프라 구축 마련이 시급하다며, 유통시장의 트렌드와 경영 및 서비스 마인드 등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훈련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 실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지난달 대형쇼핑몰 인근 314곳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형쇼핑몰 출점이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도 발표했다. 조사대상은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인근 소상공인들과 경기도 파주 신세계 아웃렛 및 롯데 아웃렛 인근 파주와 고양시 소상공인들이다.

이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소상공인들은 대형 쇼핑몰 출점으로 인해 매출액이 월평균 1348만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쇼핑몰 인근 소상공인 월평균 매출액 현황

<자료=소상공인 생업망 보호를 위한 정책토론회 자료집>

대형쇼핑몰 출점 이전 3년간 평균 월 매출액은 2898만원이었으며, 출점 후 4년간 평균 월 매출액은 1550만원으로 46.5% 감소했다. 특히 출점 당해연도에 1789만원이었던 월 매출액은 1년 후에 1592만원, 2년 후에 1441만원, 3년 후에는 1378만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업종별 매출 감소액 추이를 보면, 금액의 감소폭은 의복·신발·가죽제품이 가장 컸고 감소율은 기타음식점이 가장 컸다.

대형쇼핑몰 출점 전 의복·신발·가죽제품 소상공인의 월 평균 매출액은 4437만원이었으나, 출점 후에는 2085만원으로 줄어들어 감소액이 2352만원에 달했다. 이밖에 기타음식점이 1112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정보통신장비 687만원, 음식점(한/중/일/양식) 646만원도 감소 폭이 컸다.

감소율은 기타음식점이 79.1% 감소로 가장 많이 하락한 가운데 의복·신발·가죽제품(53.0%), 이미용(38.4%) 등의 감소율이 컸다.

소상공인 업종별 월평균 매출액 변화 추이

<자료=소상공인 생업망 보호를 위한 정책토론회 자료집>

지역별로 보면 서울지역 소상공인의 경우 평균 530만원이 줄어든 반면 파주와 고양시 소상공인들은 평균 948만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율 역시 파주와 고양시 소상공인들이 49.2% 감소해 서울의 36.5%에 비해 감소율이 높았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형 유통기업들의 도매사업 진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중앙대학교 이정희 교수는 ‘도매업 진출 현황과 이슈’ 발표를 통해 “대형유통기업의 도매사업 진출 및 확대는 향후 상품시장에서의 구매력 정도에 따라 대형유통기업들의 상품 공급과 수요 모두에서의 독과점 상황이 우려되므로 정책적 대안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최근 대형 유통기업들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개인 슈퍼마켓과 계약을 맺어 상품을 공급하는 상풍공급사업을 통해 도매업에 진출했다.

국내 도매업은 4인 이하 영세업체의 비중이 82.0%로 가장 많다. 상품공급점 입점 시 인근 슈퍼마켓 매출액이 감소했다는 응답이 72.1%에 달할 만큼 중소상권에 미치는 영향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대형유통기업의 도매사업 진출과 확대는 상품 수요 및 공급 독과점화 심화 가능성 그리고 중소유통업체 경쟁력 증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대형유통기업의 수요 및 공급 독과점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며 중소도소매업 뿐만 아니라 제조업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