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해외건설 수주 86%가 국내기업 하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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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해외건설 수주 86%가 국내기업 하도급 해외도급 감소…“해외건설진흥기금 부활, 금융지원” 주장

기사입력2014-11-07 14: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건설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대우건설의 모로코 석탄화력 건설현장<사진=뉴시스>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건설 수주금액 대부분이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현장 하도급 수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건설·플랜트 정책금융 지원센터 주최로 6일 열린 ‘해외건설·플랜트 중소·중견기업의 수주 확대전략’ 세미나에서 해외건설협회 정창구 금융지원처장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10월 현재 국내 중소기업 해외 수주액은 22억300만달러이며 이 가운데 86.4%인 19억400만달러가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현장 하도급 수주액이다.

중소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009년 55억1000만달러를 기록한 뒤 2011년 48억1800만달러, 지난해에는 35억9100만달러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 하도급 비중은 2009년 32.2%에서 2011년 57.4%, 지난해 82.2%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하도급과 원도급을 합친 해외도급 수주액은 2009년 36억7400만달러에서 2011년 19억1500만달러, 지난해에는 5억5900만달러로 감소했다. 올해 10월까지는 2억3600만달러에 그쳤다.

중소기업 해외건설 수주금액 현황

<자료=‘해외건설·플랜트 중소·중견기업의 수주 확대전략’ 세미나 자료집>

이처럼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해외건설 진출이 줄어드는 이유로는 정보부족과 금융지원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국토교통부 연구용역에 따른 중소·중견 건설기업 84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해외 건설시장으로의 진출시 주된 애로사항으로 응답기업의 29%가 ‘정보부족’을 꼽았고, 24%가 ‘금융지원 부족’이라고 응답했다. ‘수행인원 부족’(19%), ‘정책 불확실성’(16%)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건설 시장 진출 시 주된 애로사항

<자료=‘해외건설·플랜트 중소·중견기업의 수주 확대전략’ 세미나 자료집>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동반성장과 금융지원 확대가 제시됐다.

정 처장은 “중소·중견기업의 해외건설 진출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차별화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며 “국내 대기업과 동반진출 단계에서 해외업체 하도급으로, 또 해외 원도급으로 성장하는 성장단계별 지원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동반 진출 시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업체간 매칭도 지원하고, 공공기관과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건설시장 진출도 확대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전문업종에 특화된 강소 업체의 해외 원도급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시장개척자금이나 보증 등의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지원 확대방안으로는 해외건설진흥기금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외건설진흥기금이란 수출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가 해외건설에 대한 이행성 보증을 발급할 때 일정금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와 해외 건설기업이 공동 출연한 자금으로 조성된다. 지난 1980년 최초로 설치됐고 1993년 정부기금화 됐으나, 1999년 폐지된 제도다.

정 처장은 이 기금을 부활시켜 중소기업 보증지원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금이 일정금액을 보조한다면 수출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가 중소·중견기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건설공제나 서울보증, 시중은행 등의 참여유도가 가능해 이행성 보증 공급시장의 확대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행 3~4%에 달하는 보증료도 2% 이하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건설진흥기금의 조성방안으로는 국토부에서 기금을 조성한 후 해외건설협회에 운용과 관리를 위탁하는 방안과, 신용보증기금을 활용해 해외건설 보증을 위한 특별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국토부가 조성하는 안의 경우, 출연금은 정부와 기업이 3:1 등의 비율을 정해 매칭하는 방법으로 조성하고, 해외건설업체가 부담하는 세금도 활용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과거와 달리 중소·중견기업 보증문제를 해결하는데 국한돼야 한다고도 했다.

신용보증기금을 활용하는 안의 경우, 특화상품을 만든 후 1000억원 등 한도를 정해 한시적으로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보증의 보증’ 형태로 보증서 발급 후 은행에서 이를 담보로 발주처 앞으로 보증서를 발급하는 방안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