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시에도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약관에 따라 보험을 판매하고도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보험회사가, 금융감독원의 보험금 지급지시를 거부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로 해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 8월 자살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내린 제재조치에 대해 ING생명이 지난 6일 행정소송을 진행키로 하자,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은 행정소송 제기가 소비자로부터 신뢰받기를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ING생명은 약관의 문제를 7년간 알고도 판매해 놓고,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한 보험사기나 다름 없으며, ING생명이 회사 명의로 내걸고 있는 ‘고객을 위한 올바른 약속’은 속빈 구호일 뿐 주주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못 믿을’ 보험사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 “ING생명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가 ING생명 인수를 위해 설립한 라이프투자유한회사가 대주주”라며 “소비자단체는 최대 이익만을 추구하는 MBK 사모펀드가 ING생명을 인수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해 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소비자중심 경영을 해야 하는 ‘생명보험사’의 특성을 무시하는 ‘사모펀드 MBK’ 에 인수를 허용한 금융위원회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소비자연맹 이기욱 보험국장은 “생명보험사들의 명백한 잘못임에도 불구하고 또 금융당국의 지시에도 아랑곳 않는 생명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을 허수아비로 만들어, 보험소비자들은 이제 생명보험에 가입할 때 변호사를 대동해 약관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가입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이번 결정이 생명보험사가 고객의 신뢰를 버린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