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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 중심 기술금융, 은행자율 실적은 미미 은행 내부노력 부족이 원인…수수료 인하 등 대책도 필요

기사입력2014-11-12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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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의 강력한 기술금융 활성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뤄지는 기술신용평가 기반 대출의 대부분은 정책금융 의무활용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자율적으로 기술신용평가를 통해 대출을 한 건수는 미미하다는 의미다.

10일 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이 개최한 ‘2014 기술금융 세미나’에서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김상봉 교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술신용평가 기반 대출은 지난 7월과 8월 사이 1661건, 1조14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은행 자율 대출 건수는 225건으로 전체의 13.5%, 대출금액도 1600억원(14%)에 그쳤다. 건수 기준으로 보면 은행들이 제출한 전망치의 1/7을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반면 정책금융의 의무활용 비율은 1436건이었다. 이중 정책금융공사의 온렌딩에 따른 실적이 358건 6050억원, 기보의 보증에 따른 실적은 1078건 4000억원 수준이었다. 정책금융공사의 온렌딩에 따른 대출은 건수 기준으로 1/5 수준이었으며, 기보 보증부 대출은 전망치의 1/4 이상을 기록하고 있었다.

연도별 기술신용평가 기반 대출건수 실적 및 전망

<자료=‘2014 기술금융 세미나’ 자료집>

금액 기준으로 보면 기술신용평가에 기반한 대출은 총 1조1400억원 수준이었다. 이 중 기보 보증부 대출은 4000억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의 기술신용평가 이용률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은행이 평가를 의뢰한 기업이 TCB (기술신용평가기관)에 평가 기본자료를 제출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업무 초기인 TCB의 평가속도가 높지 않아 평가접수건 중 약 40%가 평가 미완료”라는 이유가 있다면서도, “기술금융 관련 조직·인력 충원, 전지점 직원 대상 내부교육 등 기술금융 취급을 위한 은행들의 내부적인 확산 노력 부족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김 교수는 내년도 은행 자율의 기술신용평가 기반 대출은 4000건으로 정책금융 의무활용 1만8600건의 1/4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 전망치는 한 술 더 뜬다. 은행 자율은 5200건으로 정책금융의 3만5000건에 비해 1/7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기술금융이 정책금융기관에 의해 주도되는 현상은 이전부터 조짐이 보였다. 정부가 기술금융을 강조하기 이전에는, 시중은행들이 기술보증기금의 기술평가인증서를 받은 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여왔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지난 10월 기보로부터 받은 ‘기술평가인증서 연계 금융기관의 신용대출 현황’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창업기업이 기보로부터 기술평가인증서를 받고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비율이 36%에 달했다.

기술평가인증서 연계 신용대출 건수

<자료=김기식 의원실>

기술평가인증서는 담보능력이나 매출액, 수익이 취약한 창업 벤처기업·중소기업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그 기업의 성장가능성이나 사업 성공 전망의 정도를 등급으로 표시한 인증서로, 기술력을 중심으로 금융지원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다.

김기식 의원이 공개한 기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4년 7월까지 여신심사용 기술평가인증서가 발급된 건수는 총 9998건이나 실제 은행에서 대출이 이루어진 여신취급 건수는 7874건으로 전체의 79%에 불과했다.

2011년 95%에 달하던 대출비율은 2012년 88%에서 2013년 64%로 급감했다. 반대로 보면 2011년 5%, 2012년 12%, 2013년 36%가 기술평가인증서를 받고도 대출받지 못한 것이다.

이같은 은행들의 기술금융 참여 부진에 대해 김 교수는 “기존의 평가 방법을 개선하고 새로운 모형을 개발할 전담 전문가들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기술신용평가 수수료 부담 과대 문제를 해결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은행 등 금융기관이 기보 등 기술평가기관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는 건당 200만원에 달하기도 했으나, 최근 그 수준이 내려갔다. 현재 기술신용평가기관마다 상이한 가격체계를 갖고 있으며, 은행에 최저 40~50만원 수준부터 평가서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술신용평가 기반 대출의 건당 평균 금액은 7억원 수준이다. 김 교수는 “평가수수료를 100만원으로 가정할 때 대출원금의 0.14%에 해당한다”며, 온렌딩 금리인하 등을 통한 수수료부담 완화 방안을 제안했다.